냉동: 사이클을 거꾸로 돌려 열을 끌어올리다
열기관을 거꾸로 돌리면 냉동기가 돼요. 열이 뜨거운 데서 찬 데로 떨어지며 일을 거두는 대신, 일을 들여 열을 찬 데서 뜨거운 데로 밀어 올리는 거죠. 열이 거꾸로 오르막을 오르는 유일한 길이고, 모든 냉장고와 냉동고, 열펌프가 이렇게 움직입니다.
일 W를 끌어 보세요. 찬 쪽 열 QC는 일을 들여야 뜨거운 쪽으로 올라가고, 뜨거운 쪽은 QH = QC + W를 받아요. 열은 원래 뜨거운 데서 찬 데로 저절로 흐르니, 이를 거꾸로 밀어 올리려면 펌프가 필요하고, 들인 일 W는 고스란히 열로 바뀌어 뜨거운 쪽에 더해져요.
실제 냉장고에서 냉매는 네 장치를 돌아요. 증발기에서 끓으며 QC를 흡수하고, 압축기가 짜올려 압력을 높이고, 응축기에서 응축하며 QH를 내놓고, 팽창밸브에서 압력을 떨어뜨립니다. 위상을 끌어 보세요. 랭킨을 거꾸로 돌린 거예요. 냉매는 끓는점이 아주 낮은 물질이라 냉장고 안처럼 찬 곳에서도 증발하며 열을 빨아들이는데, 땀이 증발하면서 살갗을 식히는 것과 똑같은 원리예요.
냉동기는 효율이 아니라 성능계수 COP = QCW로 평가해요. 들인 일 한 단위당 옮긴 열이죠. 보통 1보다 큽니다. 들인 일보다 더 많은 열을 옮기니까요. COP가 1을 넘어도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없던 열을 짜내는 대신 이미 있던 열을 찬 곳에서 퍼 옮길 뿐이라 옮긴 열이 들인 일보다 많을 수 있는 거예요. W를 끌어 보세요.
같은 기계가, 찬 쪽을 차게 두고 싶으면 냉동기(쓸모 QC)이고, 뜨거운 쪽을 데우고 싶으면 열펌프(쓸모 QH)예요. QH = QC + W이니 열펌프 COP는 늘 냉동 COP보다 1 큽니다. 그래서 열펌프로 난방하면 전기 히터보다 훨씬 이득인데, 전기 히터는 전기 한 단위를 열 한 단위로 바꾸지만 열펌프는 바깥 공기나 땅에서 공짜 열을 퍼 와 서너 배를 내놓거든요. 둘을 바꿔 보세요.
세 가지를 챙기세요. 냉동은 기관을 거꾸로 돌린 것이고, 열을 위로 옮기려면 반드시 일이 들며(클라우지우스), COP로 평가하고 최대 COP = TC(TH−TC)는 온도 차가 작을수록 커요. 이로써 고리가 닫힙니다. 하나의 상태에서 법칙으로, 그리고 우리 세상을 돌리는 사이클까지. 그 온도 차의 위력은 집에서도 드러나는데, 열펌프는 안팎 온도 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가장 추운 날에 가장 힘겹게 돌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