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트는 회전시키려는 경향, M = F × 수직거리
문손잡이는 왜 경첩에서 가장 먼 쪽에 달려 있을까. 꽉 잠긴 볼트를 풀 때 왜 더 긴 렌치를 찾을까. 똑같은 힘이라도 회전축에서 멀리 작용할수록 더 잘 돌리기 때문이다. 힘이 물체를 회전시키려는 이 경향을 모멘트, 또는 토크라고 해요. 모멘트의 크기는 힘 곱하기 회전축에서 힘의 작용선까지의 수직거리, 곧 M = F d 인데,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디에 어떻게 거느냐가 함께 정한다. 먼저 렌치 끝의 힘을 키우면서 볼트가 얼마나 세게 돌려지는지부터 확인해요.
렌치로 볼트를 푸는 장면이다. 볼트가 회전축이고 렌치 끝에 힘 F를 주는데, 힘을 키우면 볼트를 돌리려는 경향인 모멘트가 커지는 게 곡선 화살표로 보여요. 핵심은 이 힘이 볼트를 평행이동시키는 게 아니라 회전시킨다는 것인데, 같은 힘이라도 작용하는 위치 덕분에 회전 효과가 생긴다. 평행이동시키려는 능력이 힘이라면 회전시키려는 능력이 모멘트이고, 둘은 다른 양이라 단위도 힘은 N, 모멘트는 N·m 으로 갈려요. 다음 장면에서 이 크기를 식으로 정리한다.
모멘트의 크기는 놀랄 만큼 간단하다. 힘 F에 회전축에서 힘까지의 거리 d를 곱하면 끝이라 M = F d 이고, 지금은 힘이 거리 방향에 수직이라고 보면 돼요. 두 슬라이더로 F와 d를 바꾸면 둘 중 어느 쪽을 키워도 M이 똑같이 커지는데, 힘을 두 배로 하든 거리를 두 배로 하든 회전 효과는 똑같이 두 배다. 그래서 약한 힘이라도 긴 팔을 쓰면 강한 회전을 낼 수 있고, 지렛대의 원리가 바로 이것이에요. M을 넓이로 생각해도 좋은데, 가로 d, 세로 F인 직사각형의 넓이가 곧 모멘트다.
그런데 힘이 비스듬하면 거리를 어떻게 재야 할까. 핵심은 수직거리이고, 회전축에서 힘의 작용선까지 수직으로 내린 이 거리를 모멘트 팔이라 부른다. M = F 곱하기 이 모멘트 팔이라, 힘의 각도를 돌리면 작용선이 회전축에서 멀어질수록 모멘트 팔이 길어져 M이 커져요. 작용선이 회전축을 정확히 지나가면 모멘트 팔이 0이라 아무리 세게 밀어도 M은 0이 되는데, 문을 경첩 쪽으로 밀면 안 열리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힘을 작용선 위 어디로 옮겨도 모멘트가 그대로인 이유도 같은데, 작용선까지의 수직거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모멘트에는 방향, 곧 부호가 있다. 평면에서 회전은 반시계방향과 시계방향 두 가지뿐이라, 약속으로 반시계를 양수 시계를 음수로 둬요. 힘의 방향을 돌리면 힘이 물체를 반시계로 돌리려 할 때 M이 양수로 초록, 시계로 돌리려 할 때 음수로 빨강이 돼요. 힘의 작용선이 회전축을 지나는 순간 모멘트는 0을 거쳐 부호가 뒤집힌다. 성분으로는 M = x Fy 빼기 y Fx로 부호까지 한 번에 나오는데, 위치 벡터와 힘의 벡터곱의 z성분이에요. 이 부호 약속을 정해 두면 여러 모멘트를 더할 때 그냥 부호 붙여 합치면 된다.
이제 모멘트를 합친다. 시소를 생각하면 쉬운데, 받침점을 축으로 왼쪽 무게는 반시계로 오른쪽 무게는 시계로 돌리려 하고 알짜 회전 효과는 두 모멘트를 부호까지 챙겨서 더한 ΣM이에요. 오른쪽 힘을 바꾸면 ΣM이 0이 아닐 때 시소가 그쪽으로 기울고 정확히 0이 되면 수평으로 균형을 잡는다. 가벼운 사람도 받침점에서 멀리 앉으면 무거운 사람과 균형이 맞는 이유가 이것인데, F는 작아도 d가 크면 M은 같아지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ΣM = 0은 회전에 대한 평형 조건이고, 다음에 배울 강체 평형의 핵심 절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