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력은 크기 같고 반대인 두 힘, 순수한 회전만 남긴다
자동차 핸들을 돌릴 때 한 손은 위로 밀고 다른 손은 아래로 당긴다. 두 손의 힘은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라 핸들을 어느 쪽으로도 밀어내지 않고 오직 돌리기만 해요. 이렇게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이며 나란히 떨어져 작용하는 두 힘을 우력, 또는 짝힘이라고 한다. 두 힘을 더하면 0이라 물체를 움직이지는 않지만 회전시키려는 모멘트는 분명히 남고, 게다가 이 모멘트는 회전축을 어디로 잡든 똑같아요. 그래서 우력의 모멘트는 위치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양이다. 먼저 두 힘을 키우면서 합력은 0인데 회전은 살아 있다는 것부터 확인해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두 힘이 나란히 떨어져 있다. 위쪽 힘은 오른쪽으로, 아래쪽 힘은 왼쪽으로 향하는데, 두 힘을 키우면 둘이 늘 똑같이 커지고 방향이 반대라 벡터로 더하면 언제나 정확히 0이에요. 합력이 0이니 물체를 어느 방향으로도 끌고 가지 않는데, 그런데도 가운데 곡선 화살표처럼 물체를 돌리려는 효과는 분명히 살아 있다. 이것이 우력의 핵심이다. 힘의 합은 0인데 모멘트는 0이 아니라는 것, 곧 평행이동은 없고 회전만 있는 순수한 회전 효과를 내는 힘의 조합이에요.
왜 순수한 회전일까. 단일 힘과 비교하면 분명해지는데, 버튼으로 둘을 바꿔 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물체 중심을 벗어나 작용하는 단일 힘은 물체를 밀어 옮기면서 동시에 돌려 평행이동과 회전이 섞이지만, 우력은 합력이 0이라 중심을 전혀 움직이지 못해요. 남는 것은 회전뿐이라 제자리에서 빙글 도는 순수한 스핀이 생긴다. 피겨 선수가 양팔로 만드는 회전, 드라이버로 나사를 돌릴 때 손가락이 주는 힘이 다 우력에 가깝고, 옮기지 않고 돌리고 싶을 때 쓰는 것이 우력이에요.
우력에는 보통의 모멘트에 없는 특별한 성질이 있다. 모멘트의 크기가 회전축을 어디로 잡든 똑같다는 것인데, 단일 힘의 모멘트는 어느 점을 기준으로 재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우력은 그렇지 않아요. 기준점 P를 끌어 옮겨 보면 P가 두 힘 사이든 바깥이든 멀리 떨어져 있든 우력의 모멘트가 늘 F 곱하기 두 힘 사이 거리 d로 일정하다. 한 힘은 기준에서 멀어지며 모멘트가 커지고 다른 힘은 가까워지며 줄어드는데, 그 변화가 정확히 상쇄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력의 모멘트는 작용 위치에 매이지 않는 자유 벡터, 그냥 크기와 방향만 가진 회전 효과인 셈이다.
우력의 크기는 간단하다. 한쪽 힘의 크기 F에 두 힘 사이의 수직거리 d를 곱하면 되니 M = F d 인데, 한 힘만 따지는 게 아니라 짝을 이루는 두 힘 사이의 간격이 d라는 점이 중요해요. 두 슬라이더로 F와 d를 바꾸면 힘을 키워도 두 힘을 더 벌려도 우력이 똑같이 커지는 게 보인다. 그래서 작은 힘이라도 충분히 벌려 주면 큰 회전 효과를 낼 수 있고, 큰 렌치의 두 손잡이를 양쪽에서 반대로 잡고 돌리는 편이 한 손으로 미는 것보다 수월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단위는 모멘트와 같은 N·m이고 부호는 반시계 양수, 시계 음수로 똑같이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아주 쓸모 있는 기술이 하나 있다. 어떤 힘을 작용선에서 벗어난 다른 위치로 평행하게 옮기고 싶을 때, 그냥 옮기면 회전 효과가 달라져 버리니 옮긴 만큼을 보상하는 우력을 함께 붙여 준다. 그러면 원래 힘과 정확히 똑같은 효과가 유지되는데, 이것을 힘-우력계라고 해요. 힘을 옮기는 거리 e를 끌면 옮긴 자리의 힘은 그대로이고 거기에 크기 M = F e인 우력이 따라붙는 게 보인다. 복잡한 하중을 한 점에 작용하는 힘 하나와 우력 하나라는 깔끔한 형태로 바꿀 수 있어서, 강체 해석에서 아주 자주 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