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이 붙으면 확률이 바뀐다
확률은 고정된 숫자가 아니다. 새 정보 하나가 들어오면 확률은 곧바로 다시 계산돼야 해요. '비가 올 확률 30%'도 하늘에 먹구름이 끼는 걸 보는 순간 달라진다. 조건부 확률과 베이즈 정리는 조건이 붙으면 확률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다루는 셈법이에요. 여기서는 표본공간을 좁히는 직관에서 출발해 믿음을 갱신하는 베이즈, 그리고 드문 병 검사의 유명한 역설까지 눈으로 따라간다.
조건부 확률은 무언가를 알고 난 뒤의 확률이다. 사건 B가 일어났다는 걸 알면 표본공간이 B로 좁아지고, 그 안에서 A가 차지하는 비율이 새 확률이 돼요. 그래서 P(A|B) = P(A∩B)/P(B)다. 격자에서 조건 B를 켜면 분모가 줄면서 확률이 어떻게 바뀌는지 드러난다.
베이즈 정리는 조건부 확률을 뒤집는 도구다. 가설을 먼저 얼마나 믿었는지(사전확률)에 증거가 그 가설과 얼마나 맞는지(가능도)를 곱하면, 증거를 본 뒤의 믿음인 사후확률이 나와요. 식으로 쓰면 P(H|E) = P(E|H)P(H)/P(E)다. 사전확률과 가능도를 밀면 믿음이 갱신되는 과정이 그대로 따라온다.
아무리 정확한 검사라도 병이 드물면 함정에 빠진다. 건강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중 극소수만 잘못 양성이 나와도 그 수가 진짜 환자보다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양성이 나와도 실제로 병일 확률은 낮게 유지된다. 베이즈 정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고전적인 예다.
확률 나무는 사건이 단계별로 일어나는 과정을 가지로 그린 것이다. 한 경로를 따라 가지의 확률들을 곱하면 그 결말의 결합확률이 돼요. 두 번째 갈림은 조건부라 앞 단계 결과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모든 잎의 확률을 더하면 언제나 정확히 1이다.
두 사건이 독립이라는 건, 한쪽이 일어났다는 걸 알아도 다른 쪽 확률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럴 때만 P(A∩B) = P(A)P(B)가 성립해요. 종속이면 이 곱셈이 깨진다. 넓이로 보면 실제 A∩B 블록이 곱으로 예측한 점선 사각형과 맞는지 어긋나는지로 한눈에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