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차가 밝고 어두움을 정한다
같은 리듬으로 떨리는 두 점광원을 나란히 두면, 두 파동이 만나는 곳마다 밝고 어두운 무늬가 생긴다. 무엇이 밝고 어두움을 가를까요? 두 광원에서 그 점까지의 거리 차이, 곧 경로차 Δ 하나가 전부를 정한다. Δ가 파장의 정수배면 마루가 마루를 만나 밝고, 반 파장만큼 어긋나면 서로 지워져 어두워져요.
두 점광원에서 동심원 파면이 퍼져 나간다. 마루와 마루가 겹치는 자리를 이으면 밝은 배선(antinodal)이 되고, 마루와 골이 만나는 자리를 이으면 어두운 마디선(nodal)이 돼요. 무늬 간격은 두 광원 사이 간격에 반비례한다. 그래서 광원을 멀리 벌릴수록 배선과 마디선이 더 촘촘히 늘어서요. 두 광원 사이 간격을 직접 끌어 넓히면 무늬가 촘촘해지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화면 위 아무 점에나 탐침을 끌어 놓으면 두 광원까지의 거리 차이 Δ가 바로 읽힌다. Δ가 파장의 정수배(mλ)인 자리는 보강되어 밝고, 반 파장 어긋난 자리((m+½)λ)는 상쇄되어 어두워요. Δ가 일정한 점들은 두 광원을 초점으로 삼는 쌍곡선을 그리므로 밝고 어두운 자국이 곡선으로 나타나고, 멀리 떨어진 스크린에서는 그 곡선이 거의 곧은 줄무늬로 보인다. 밝은 곡선과 어두운 곡선 사이를 오가면 Δ가 어떻게 변하는지 따라갈 수 있어요.
두 광원의 위상을 나란히(Δφ=0) 맞추면 가운데 선이 밝다. 위상차 Δφ를 주면 밝고 어두운 무늬 전체가 옆으로 미끄러져요. 이렇게 두 광원의 위상 관계가 고정돼 있어야 무늬가 흔들리지 않고 버티는데, 이 성질을 간섭성이라고 부른다. 위상이 제멋대로 떠돌면 무늬는 뭉개져 사라져요. 그래서 위상 관계가 단단히 묶인 레이저는 또렷한 무늬를 만들지만, 위상이 제각각 떠도는 두 전구는 아무리 나란히 놓아도 간섭무늬를 남기지 못한다.
이제 파장 λ만 바꿔 본다. 파장이 짧아지면 같은 간격 안에 마루가 더 많이 들어차서 밝고 어두운 곡선이 촘촘해져요. 파장이 길어지면 무늬가 성글어진다. 무늬 간격이 파장에 비례한다는 규칙이 눈에 그대로 보인다. 그래서 붉은빛은 파란빛보다 무늬가 성글고, 백색광에서는 여러 색의 무늬가 조금씩 어긋나 겹쳐 경로차가 0인 한가운데 줄만 하얗게 남아요.
두 광원을 같은 위상으로 켜면 가운데(Δ=0)는 마루와 마루가 만나 가장 밝은 배(antinode)가 된다. 반대 위상으로 뒤집으면 같은 자리에서 마루와 골이 만나 완전히 어두운 마디(node)로 바뀌어요. 경로차는 그대로인데 출발 위상만 바꿔도 밝고 어두움이 뒤바뀐다. 밝고 어두움은 경로차가 만드는 위상과 두 광원의 출발 위상차를 합한 값으로 정해지므로, 출발 위상을 180도 뒤집는 것은 경로를 반 파장 더 걷게 하는 것과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