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률은 늘어난 비율이다
막대를 당기면 조금 늘어난다. 그 늘어난 길이를 ΔL 이라 한다. 그런데 1mm 늘었다고 하면 그게 많이 늘어난 걸까. 10cm 자라면 어마어마하지만 100m 다리라면 거의 아무것도 아니에요. 늘어난 양은 원래 길이와 견줘 봐야 의미가 생긴다. 그 비율, ΔL 을 L 로 나눈 값이 변형률이다. 길이를 지워 버리고 자기 길이에 비해 얼마나 늘었나만 남기는 것이다. 그래서 변형률은 단위가 없고 보통 아주 작아요. 미끄러지는 변형은 길이비 대신 각으로 잰다. 이 변형률을 응력과 짝지으면 다음 강들의 모든 공식이 열린다.
먼저 늘어난 양 자체를 본다. P 를 끌어 막대를 당기면 원래 끝자리에서 막대가 더 길어져요. 점선이 원래 길이 L 이고, 그 너머로 삐져나온 만큼이 ΔL, 늘어난 양이다. 당기는 힘이 클수록 ΔL 도 커진다. 지금은 이 ΔL 이 절대적인 길이라는 데 주목하면 된다. 밀리미터 단위로 잴 수 있는 실제 거리예요. 그런데 이 숫자 하나만으로는 막대가 심하게 늘어난 건지 살짝 늘어난 건지 알 수가 없다. 비교할 기준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 빠진 기준이 바로 원래 길이다. ΔL 을 L 로 나누면 자기 길이에 비해 얼마나 늘었는지가 나오는데, 이게 변형률 ε = ΔLL 이에요. ΔL 을 끌면 ε 가 분수로, 퍼센트로, 또 마이크로스트레인으로 같이 바뀐다. 다 같은 수다. 핵심은 길이를 길이로 나눴으니 단위가 없다는 것, 곧 무차원이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변형률은 자나 막대의 크기와 상관없이 재료가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공정하게 말해 준다. 1m 짜리든 1km 짜리든 ε 가 같으면 똑같은 비율로 늘어난 것이다.
이 차이를 두 막대로 못 박아 둔다. 짧은 막대 A 와 그보다 긴 막대 B 에 같은 변형률 ε 를 줘 본다. ε 를 끌면 둘 다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데 늘어난 양 ΔL 은 달라요. 긴 B 가 더 많이 늘어난다. ΔL = ε · L 이니 길이가 길수록 같은 비율이라도 절대 늘음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니 ΔL 만 보면 속는다. 30cm 늘어난 다리와 3mm 늘어난 볼트 중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는 길이를 봐야 알아요. 변형률은 이 함정을 없앤다. 재료가 한계에 가까운지는 ΔL 이 아니라 ε 가 말해 주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변형만 있는 게 아니다. A1 에서 본 전단, 면을 따라 미끄러지는 변형도 있다. 이건 길이비로는 잴 수가 없어요. 늘어나는 게 아니라 비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단변형은 각으로 잰다. γ 를 끌어 정사각형 요소를 밀면 원래 반듯하던 직각이 90도에서 점점 비뚤어지고, 그 비뚤어진 각이 전단변형 γ 예요. 단위는 보통 라디안이다. 수직변형 ε 가 늘어난 비율이라면 전단변형 γ 는 직각이 무너진 정도다. 둘 다 변형이지만 하나는 길이의 변화, 하나는 각의 변화로 잡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크기 감각이다. 실제 변형률은 놀랄 만큼 작아요. 강철이 탄성역에서 버틸 때 ε 는 0.001, 곧 0.1% 안팎이다. 1m 막대가 1mm 늘어나는 정도다. 너무 작아서 맨눈으론 늘어난 게 거의 안 보이고, 배율 M 을 끌어 키워야 비로소 보여요. 이렇게 변형이 미소하다는 점이 실은 큰 선물이다. 변형이 작으니 원래 치수로 계산해도 되고, 복잡한 항들을 떼어내 식이 전부 선형이 된다. 재료역학 공식이 깔끔한 비례식인 건 우리가 다루는 변형이 이렇게 작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