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향 늘이면 수직 방향은 줄어든다
고무줄을 길게 당겨 보면, 늘어나는 동시에 가운데가 가늘어지는 게 보여요. 한 방향으로 잡아당겼을 뿐인데, 그와 수직인 방향은 저절로 줄어들어요. 이건 고무만의 일이 아니에요. 금속도, 콘크리트도, 거의 모든 재료가 이래요. 정도만 다를 뿐이죠. 이 가로 수축과 세로 늘음의 비율을 푸아송비 ν 라고 불러요. 재료마다 정해진 또 하나의 고유 상수예요. 작아 보이는 효과지만, 부피가 변하는지, 그리고 앞에서 본 E 와 G 가 어떻게 한 식으로 묶이는지까지, 의외로 깊은 곳까지 이어져요. A 줄기의 마지막 조각이에요.
먼저 효과 자체를 봐요. 막대를 길게 당겨 보세요. 길어지는 만큼, 가로 폭이 슬그머니 좁아져요. 점선이 원래 모양이고, 당길수록 더 가늘어지죠. 직관적으로는 좀 이상해요. 나는 분명 옆으로는 아무 힘도 안 줬는데, 옆이 왜 줄어들까요? 재료를 잘게 보면, 길게 늘어나려고 원자들이 축 방향으로 벌어지면서, 옆으로는 서로 끌려들어 오는 거예요. 한쪽으로 길어지려면 다른 쪽에서 살을 빌려 오는 셈이죠. 늘이면 좁아진다, 이게 푸아송 효과의 첫인상이에요.
이제 그 효과에 숫자를 붙여요. 세로로 늘어난 변형률을 εaxial, 가로로 줄어든 변형률을 εlateral 이라 해요. 가로는 줄어드니까 부호가 반대, 음수예요. 푸아송비는 이 둘의 비에 음의 부호를 붙인 거예요. ν = − εlateralεaxial. 음의 부호를 붙이는 건, 가로변형이 원래 음수라서 ν 를 양수로 깔끔하게 만들려는 거예요. εaxial 을 끌어 보세요. 세로로 늘이면 가로가 그 0.3배만큼 줄어들죠. 비율은 항상 일정해요. 더 세게 당겨도 ν 는 안 변해요. ν 는 변형의 크기가 아니라, 재료가 가진 성질이니까요.
여기서 재미있는 질문. 늘이면서 옆이 줄면, 부피는 어떻게 될까요? 둘이 상쇄돼서 그대로일까요? 계산해 보면, 부피 변화율은 대략 ΔVV ≈ ε(1 − 2ν) 예요. ν 를 끌어 보세요. 보통 재료는 ν 가 0.5보다 작아서, 당기면 부피가 살짝 늘어나요. 가로 수축이 세로 늘음을 다 못 잡아먹는 거죠. 그런데 ν 가 딱 0.5가 되면, 1 − 2ν 가 0이 돼서 부피가 전혀 안 변해요. 이게 비압축성이에요. 고무가 여기 가까워서, 늘여도 짜내도 부피가 거의 그대로죠. ν 가 0.5를 넘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그러면 당겼는데 부피가 줄어드는 이상한 일이 생기거든요.
ν 값은 재료마다 달라요. 버튼으로 바꿔 보세요. 대부분의 금속은 ν 가 0.3 근처예요. 강철, 알루미늄, 구리 모두 비슷하죠. 그래서 시험에서 값이 안 주어지면 금속은 0.3 으로 잡는 게 보통이에요. 반대쪽 끝엔 고무가 있어요. ν 가 0.5에 가까워서, 당기면 가로가 많이 줄어요. 거의 비압축성이죠. 그리고 재밌는 게 코르크예요. ν 가 0에 가까워서, 당겨도 옆이 거의 안 줄어요. 그래서 코르크 마개를 병에 밀어 넣을 때 옆으로 안 불룩해져서 잘 들어가는 거예요. ν 는 이렇게 0에서 0.5 사이에 들어와요.
마지막으로, ν 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한 방. 앞에서 인장 강성 E 와 전단 강성 G 를 따로 만났죠. 그런데 등방성 재료에선 이 둘이 독립이 아니에요. ν 가 둘을 묶어요. G = E(2(1 + ν)). ν 를 끌어 보세요. E 를 고정해 둬도 ν 가 G 를 정해 버려요. 금속처럼 ν 가 0.3 이면 G 는 E 의 약 0.385배, 그러니까 강철의 E 200 GPa 에 G 가 약 77 GPa 정도예요. 이 식 덕분에, 셋 중 둘만 알면 나머지 하나는 자동으로 나와요. E, G, ν, 이 세 상수가 사실은 두 개의 자유도밖에 없는 한 가족인 거죠. 이걸로 A 줄기, 응력과 변형의 기초가 끝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