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 측정: 같은 장치, 두 계기
진동은 어떻게 잴까요? 케이스 안에 질량-스프링을 넣고, 케이스를 측정 대상에 붙여 질량과 케이스의 상대 변위 z = x − y 를 읽는다. 신기하게도 똑같은 장치가 고유진동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변위를 재는 지진계도, 가속도를 재는 가속도계도 돼요.
계기의 심장은 케이스 안의 질량-스프링이다. 케이스가 대상과 함께 흔들릴 때 우리가 읽는 건 질량과 케이스 사이의 상대 변위 z = x − y 예요. r = ωωₙ 을 바꾸면 느릴 때는 질량이 케이스를 따라가 z≈0 이고, 빠를 때는 질량이 공간에 멈춰 케이스만 움직이니 z 가 대상의 움직임을 그대로 담는다.
상대 변위 곡선 ZY = r²√((1−r²)²+(2ζr)²) 이 두 계기를 한 장에 담는다(A9의 곡선과 같은 모양이다). r 을 끌면 왼쪽 r≪1 구간은 ZY ≈ r² 로 가속도에 비례하는 가속도계이고, 오른쪽 r≫1 구간은 ZY → 1 로 변위를 그대로 주는 지진계예요. 한 곡선의 양 끝이다.
지진계는 오른쪽 끝(r≫1)에 산다. 고유진동수를 아주 낮게 두면(무른 스프링, 무거운 질량) 빠른 흔들림 앞에서 질량은 관성으로 공간에 거의 멈춰 있어요. 그 멈춘 질량이 기준점이 되어 상대 변위 z 가 대상의 변위 Y 를 그대로 준다. 대신 ωₙ 이 낮아야 하니 장치가 크고 무거워지는데, 고전적 지진계가 그렇다.
가속도계는 왼쪽 끝(r≪1)에 산다. 고유진동수를 아주 높게(딱딱한 스프링, 가벼운 질량) 두면 Z ≈ aωₙ² 로, 상대 변위가 대상의 가속도에 비례해요. ωₙ 을 올리면 신호 Z 는 1ωₙ² 로 작아져 감도가 떨어지지만, 측정 가능한 주파수 범위는 넓어지고 장치는 작아진다. 휴대폰 속 MEMS 가속도계가 이렇게 작아진 것이에요.
예시를 넘기면 지진계(땅의 변위, 아주 낮은 ωₙ), 휴대폰·자동차 MEMS 가속도계(기울기·걸음·에어백, 높은 ωₙ), 기계 상태 감시(베어링·모터 진동 추적)가 나온다. 가속도계는 보통 감쇠 ζ≈0.7 로 맞춰 평탄한 측정 범위를 넓혀요. 흔들림을 숫자로 바꾸는 게 다 이 한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