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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진동

고유진동수는 강성과 질량이 정한다

추를 당겼다 놓으면 스스로 진동하고, 강성↑·질량↓이면 빨라진다, ωₙ = √(k/m)

스프링 끝에 매달린 추를 옆으로 살짝 당겼다가 놓아 본다. 손을 떼는 순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추는 제 박자로 왔다 갔다 진동하기 시작해요. 그 박자는 늘 똑같다. 세게 당기든 살짝 당기든 한 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변하지 않는데, 이게 그 계의 고유진동수다. 진동하는 것에는 무엇이든 그것만의 타고난 박자가 있다. 그네도, 다리도, 건물도, 소리굽쇠도 그렇다. 그 박자는 딱 두 가지가 정한다. 스프링이 얼마나 뻣뻣한가, 곧 강성, 그리고 추가 얼마나 무거운가, 곧 질량이에요. 뻣뻣할수록 빨라지고 무거울수록 느려진다. 이 한 장면에서 진동의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박자는 손의 세기가 아니라 계의 성질이 정한다. 당긴 거리는 높이만 바꾸고 시간은 그대로 둔다.

추를 끌어서 옆으로 당겼다가 놓으면 손을 떼는 순간 추가 스스로 진동을 시작한다. 아래쪽 그래프는 그 변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 주는데, 매끈한 물결 모양이에요. 이게 단조화운동이다. 많이 당겼다 놓아 보고, 조금만 당겼다 놓아 보면 물결의 높이는 달라지지만 물결이 한 번 출렁이는 간격은 그대로예요. 곧 얼마나 세게 흔드느냐는 박자를 바꾸지 못한다. 박자는 계 자체가 정하기 때문에 이걸 타고난 진동수라고 부른다. 물결의 높이와 물결의 간격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하나는 손이고 다른 하나는 계다.

이제 질량은 그대로 두고 스프링만 바꾼다. k 는 스프링의 강성, 곧 얼마나 뻣뻣한가예요. k 를 키우면 진동이 눈에 띄게 빨라진다. 뻣뻣한 스프링은 추를 평형 위치로 더 세게 잡아당기니, 같은 무게라도 더 강하게 되돌려 더 빨리 왕복해요. 단단한 스포츠카 스프링은 통통 빠르게 튀고, 무른 스프링은 출렁출렁 느리게 움직인다. 복원력이 셀수록 박자가 빨라진다는 것, 이게 첫 번째 규칙이다. 되돌려 주는 힘이 셀수록 왕복은 짧아진다. 무른 쪽은 시간을 늘리고 뻣뻣한 쪽은 시간을 줄인다.

이번엔 반대로 스프링은 그대로 두고 질량만 키운다. 블록이 커질수록 더 무거운 추이고, m 을 키우면 진동이 점점 느려져요. 무거운 것은 관성이 커서 일단 움직이면 멈추기 싫어하고, 멈춰 있으면 출발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같은 스프링이 당겨도 무거운 추는 굼뜨게 반응해 한 번 왕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요. 큰 종이 작은 종보다 묵직하고 느리게 울리는 것과 같다. 질량이 클수록 박자가 느려진다는 것, 이게 두 번째 규칙이고 강성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관성이 큰 추는 같은 힘에도 늦게 답을 한다. 출발과 멈춤이 모두 무거워진다.

두 규칙을 한 식으로 묶으면 고유각진동수 ωₙ = √(km) 이다. 강성 k 는 분자에, 질량 m 은 분모에 들어가요. 그래서 k 가 커지면 진동수가 커지고, m 이 커지면 진동수가 작아지는데, 우리가 방금 본 그대로다. 제곱근이 씌워져 있다는 점이 중요해요. k 와 m 의 비 km 을 바꾸면 곡선이 제곱근 모양이라 처음엔 가파르지만 갈수록 완만해진다. 강성을 네 배로 키워도 진동수는 두 배밖에 안 빨라진다는 뜻이라, 박자를 두 배로 빠르게 하려면 스프링을 네 배 뻣뻣하게 만들어야 해요. 진동수를 알면 주기 T = 2πωₙ 와 진동수 f = ωₙ2π 도 바로 따라 나온다. 제곱근은 박자를 강성보다 느리게 키운다. 그래서 스프링을 조금 바꿔도 박자는 그보다 적게 움직인다.

같은 원리가 스프링 밖에서도 똑같이 통한다. 진자는 조금 특별해요. 진자의 고유진동수는 ωₙ = √(gL) 로 줄 길이 L 만 들어가고 추의 무게는 아예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무거운 추든 가벼운 추든 줄 길이가 같으면 똑같은 박자로 흔들려요. 갈릴레오가 성당 샹들리에를 보고 알아챈 게 바로 이것이다. 고층 건물은 거대한 진자 같아서 높을수록 더 무르고 무거워 천천히 흔들리고, 마천루 꼭대기가 바람에 느릿느릿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리굽쇠는 정반대다. 짧고 뻣뻣하고 가벼운 갈래라 1초에 수백 번씩 아주 빠르게 떨려서 우리 귀에 일정한 음으로 들려요. 버튼으로 셋을 바꾸면 강성과 질량의 균형이 박자를 정한다는 같은 이야기가 보인다. 줄의 길이만 박자를 정하고 추의 무게는 빠진다. 건물과 소리굽쇠는 그 균형의 양 끝이다.

빠른 적용정리하면, 모든 진동계엔 고유진동수 ωₙ = √(km) 이 있다. 강성이 셀수록 빠르고, 질량이 무거울수록 느리고, 진폭과는 무관해요. 제곱근 때문에 박자를 두 배 빠르게 하려면 강성은 네 배가 필요하다. 이 한 식이 진동 공학의 출발점이다. 기계를 설계할 때 외부에서 흔드는 진동수가 이 고유진동수와 겹치지 않게 피하는 게 핵심인데, 겹치면 공진이 일어나 진폭이 폭발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다리, 건물, 엔진, 회로 기판까지 늘 이 진동수부터 계산한다. 이 진동 안에서 에너지가 위치와 운동으로 어떻게 주고받는지는 다음 장면이 이어 받는다. 겹침을 피하는 일이 설계의 첫 계산이다. 에너지는 그 박자 안에서 자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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