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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진동

감쇠: 진동은 왜 잦아드는가

댐퍼가 매 주기 에너지를 빼내 진폭이 비율로 줄고, ζ=c/(2√(km))가 부족·임계·과감쇠를 가른다

지난 강에서 이상적인 진동은 에너지가 영원히 보존돼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현실의 진동은 언젠가 다 멈춰요. 튕긴 기타 줄은 잦아들고, 친 종은 이내 조용해지며, 범프를 넘은 자동차는 몇 번 출렁이다가 멈춘다. 에너지는 어디선가 새고 있다. 마찰과 공기 저항, 재료 안에서 생기는 손실을 한데 묶어 감쇠라고 부른다. 진동계에 댐퍼, 곧 점성 마찰 장치가 붙어 있다고 보면 돼요. 댐퍼는 움직임을 거스르는 힘을 내고, 매 주기 에너지를 조금씩 열로 바꿔 빼낸다. 왕복이 거듭될수록 폭이 줄다가 결국 멎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감쇠가 얼마나 센지는 감쇠비 ζ 하나로 적는다. 감쇠가 충분히 커지면 진동은 아예 생기지 않아요. 질량은 반대편으로 넘어가지 않고 제자리로 스르르 주저앉는다. 열로 바뀐 에너지는 다시 운동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위아래 두 계는 같은 스프링과 같은 질량이고, 다른 점은 하나뿐이다. 아래쪽에는 댐퍼가 붙어 있어요. 둘 다 같은 폭에서 놓았는데, 위쪽(댐퍼 없음)은 그 폭을 그대로 유지한 채 흔들리고, 아래쪽(댐퍼 있음)은 왕복할 때마다 닿는 폭이 줄어든다. 댐퍼 안의 피스톤은 점성 유체를 밀면서 운동에너지를 열로 바꿔요. 그 힘은 언제나 속도의 반대라, 에너지를 보태지 못하고 빼내기만 한다. 그래서 지난 강의 ½kx²+½mv² = 일정 은 더 성립하지 않고 합이 샌다. 닿는 폭이 줄어드는 모습이 에너지가 빠져나간 증거다. 에너지는 폭의 제곱(E∝A²)이라, 폭이 절반이 되면 에너지는 4분의 1만 남아요. 아래 숫자는 그 남은 에너지를 보여 준다.

감쇠가 가벼우면 진동은 남지만, 점점 좁아지는 지수 포락선 안에 갇힌다. 변위는 x(t) = A·e−ζωₙt·cos(ωd t) 로 적혀요. 주황 점선이 포락선 e−ζωₙt 이고, 파란 곡선이 그 안에서 오가는 변위다. 폭은 주기마다 같은 길이만큼 줄지 않고,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 금색 마루를 따라가면 다음 마루는 언제나 앞 마루의 배율 r 이에요. 첫 마루가 10에서 8로 줄면, 다음은 8에서 6.4로, 그다음은 6.4에서 5.12로, 매번 0.8배가 된다. 이 일정한 비의 로그를 로그 감쇠율이라고 부른다. 마루 둘만 재도 그 계의 감쇠를 알 수 있고, ζ 를 키우면 포락선은 더 가팔라져요. 포락선이 가팔라질수록 같은 시간 뒤에 남는 폭도 더 작아진다. 길이보다 비로 읽는 편이 이 감쇠에는 맞아요.

감쇠를 재는 숫자는 감쇠비 ζ = c(2√(km)) 하나다. c 는 점성 감쇠계수, 곧 댐퍼의 세기이고, k 와 m 은 이미 나온 강성과 질량이에요. ζ 는 이 셋을 묶은 무차원 다이얼이라, 계가 크든 작든 같은 ζ 이면 잦아드는 모양이 같다. ζ 를 키우면 두 가지가 같이 온다. 잦아듦은 빨라지고, 흔들림 자체도 조금 느려져요. 감쇠가 있으면 계는 고유진동수 ωₙ 이 아니라 그보다 낮은 감쇠 진동수 ωd = ωₙ√(1−ζ²) 로 흔들린다. 감쇠가 가벼우면 √(1−ζ²) 가 거의 1이라 ωd ≈ ωₙ 에 가깝고, ζ 가 1에 다가가면 ωd 는 0으로 떨어져요. 흔들림이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이다. 다이얼 하나가 계의 크기와 상관없이 잦아드는 모양을 정해요.

ζ 가 1을 넘는 순간, 거동의 종류가 바뀐다. 변위를 주고 가만히 놓은 복귀 곡선을 보면 갈림이 뚜렷해요. 부족감쇠(ζ<1)에서는 0을 지나 반대편까지 갔다가 돌아오며 출렁인다. 임계감쇠(ζ=1)에서는 출렁임 없이, 한 번도 0을 넘지 않은 채 가장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요(금색 점선). 과감쇠(ζ>1)도 넘지는 않지만, 너무 끈적여서 느리게 기어 돌아온다. 슬라이더로 ζ 를 0에서 2까지 옮기면 지금의 곡선이 이 세 모양을 오간다. 임계감쇠가 특별한 이유는, ζ=1 이 넘지 않으면서 가장 빨리 멈추는 경계이기 때문이에요. 빨리 안정시키되 출렁임은 남기고 싶지 않은 설계에 맞는다. 출렁임을 남기지 않는 가장 빠른 복귀가 임계의 뜻이에요.

이 세 영역은 수학에 그치지 않고, 엔지니어가 일부러 고르는 설계다. 자동차 쇼크업소버는 살짝 부족감쇠(ζ≈0.3)로 맞춘다. 범프를 넘으면 한두 번 부드럽게 출렁인 뒤 안정되고, 너무 빳빳하면 승차감이 나쁘며 너무 물렁하면 출렁임이 남기 때문이에요. 도어클로저는 임계 부근(ζ≈0.9)이다. 쾅 닫히거나 튕겨 열리지 않고, 매끈하게 딱 닫혀야 한다. 계기 바늘과 일부 유압 장치는 과감쇠(ζ≈1.6)예요. 느려도 괜찮고, 출렁임 없이 한 값에 멈춰 눈금을 정확히 읽는 쪽이 중요하다. 버튼으로 셋을 바꾸면, 같은 ζ 가 기계마다 다른 답으로 나타난다. 같은 숫자를 고르는 일이 곧 승차감과 문 닫힘과 눈금의 정확도를 고르는 일이에요.

빠른 적용감쇠는 이상적인 모형이 빼놓았던 에너지 누출이다. 속도를 거스르는 댐퍼 힘이 에너지를 열로 빼내고, 진폭은 주기마다 일정한 비율로 줄며 지수 포락선 e−ζωₙt 을 그린다. 이 그림을 다스리는 무차원 수는 감쇠비 ζ = c(2√(km)) 하나예요. 가벼운 감쇠는 ωd = ωₙ√(1−ζ²) 로 천천히 잦아드는 진동이고, ζ=1(임계)이면 출렁임 없이 가장 빠른 복귀이며, ζ>1이면 느린 기어가기다. 쓸 수 있는 도구는 둘이다. 마루 둘의 감쇠로 로그 감쇠율을 구하면 현장의 ζ 를 알아낼 수 있어요. 용도에 맞춰 ζ 를 고르는 일도 같은 도구다(쇼크 ≈0.3, 도어클로저·계기 ≈1). 다음 강은 에너지를 빼는 대신 일부러 밀어 넣는 강제진동이다. 미는 박자가 ωₙ 와 맞으면 작은 힘도 진폭을 크게 키워요. 그것이 공진이고, 그 자리에서 감쇠는 기계와 파괴 사이를 막는 유일한 방패가 된다. 감쇠를 모르면 공진 앞에서 진폭이 어디까지 자랄지 가늠할 수 없다. 로그 감쇠율은 그 방패의 두께를 재는 첫 도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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