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의 굽힘 진동: 장력이 아니라 강성
줄은 팽팽한 장력이 되돌렸지만, 다이빙대나 자 끝은 장력이 하나도 없어도 튕기면 되돌아와 진동한다. 휘어진 보가 제 굽힘 강성(EI)으로 펴지는 것이다. 보도 무한 모드의 연속계지만, 줄과 달리 진동수가 기본음의 정수배가 아니에요(비조화).
외팔보(한쪽 고정, 한쪽 자유)의 끝을 당겼다 놓아 본다. 장력은 전혀 없는데도 휘었던 보가 제 굽힘 강성으로 펴지며 진동해요. 줄은 장력, 보는 강성. 복원의 출처가 다르다.
무엇이 보의 진동수를 정할까요? f₁ ∝ √(EIρA)L² 다. 강성 EI 와 길이 L 을 움직여 본다. 줄에서 길이는 1제곱이었지만 보에서는 L의 2제곱이라, 길이를 2배로 하면 진동수는 14로 뚝 떨어져요. 긴 구조물이 유독 흐느적대는 이유다.
더 높은 모드를 고른다. 보의 모드 모양은 사인이 아니라 끝으로 갈수록 출렁이는 특유의 곡선이에요. 그리고 진동수 비가 1 : 6.27 : 17.5 로, 줄의 1 : 2 : 3 과 달리 정수배가 아니다. 이 비조화 때문에 두드린 막대는 음정이 아니라 탕 하는 소리가 나요.
보는 양끝을 어떻게 잡느냐가 모든 걸 바꾼다. 외팔보(고정-자유)·단순지지(핀-핀)·자유-자유를 토글하면, 같은 보라도 기본 진동수 계수가 3.5 → 9.9 → 22.4 로 크게 달라져요. 양끝이 자유인 보가 바로 소리굽쇠와 실로폰 막대다.
같은 굽힘 진동이 곳곳에 있다. 예시를 넘기면 다이빙대(외팔보), 비행기 날개(외팔보 굽힘, 플러터 위험), 소리굽쇠와 실로폰 막대(자유-자유, 배음을 음악적으로 다듬음)가 나와요. 보의 모드를 알면 무엇이 흔들리고 언제 위험한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