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과 점성의 비 Re가 층류와 난류를 가른다
같은 물이라도 어떨 땐 매끈하게, 어떨 땐 마구 뒤엉켜 흐른다. 무엇이 둘을 가르는지, Re 슬라이더를 끌어 흐름이 바뀌는 것을 봐요.
흐름 속에 작은 기둥을 하나 두고 Re 를 끌어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Re 가 낮으면 물이 기둥을 매끈하게 돌아 흘러 뒤가 잔잔한데, 층층이 가지런한 이 흐름이 층류예요. Re 를 올리면 기둥 뒤로 소용돌이가 줄줄이 떨어져 나와 마구 뒤엉키는데, 이것이 난류다.
층류냐 난류냐는 두 힘의 줄다리기로 정해진다. 관성은 한번 생긴 흐트러짐을 그대로 밀어붙여 키우고 점성은 그걸 매끈하게 다독여 가라앉히는데, Re 는 바로 이 관성을 점성으로 나눈 비예요. Re 를 끌면 어느 쪽이 이기는지 보이고, 관성이 이기면 난류 점성이 이기면 층류다.
전환은 갑작스럽다. Re 를 천천히 올리면 어느 임계값을 넘는 순간 매끈하던 흐름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는데, 관 흐름에서는 대략 Re 2300 부근이 그 경계예요. 그 아래는 층류, 위는 난류이고 사이에는 둘이 오락가락하는 천이 영역이 있다.
식으로는 Re = ρvDμ 이고, 밀도 곱하기 속도 곱하기 크기를 점성으로 나눈 무차원수다. v 를 끌면 Re 가 따라 움직여 임계선을 넘나드는데, 빠를수록 굵을수록 묽을수록 Re 가 커져 난류로 기울어요. 단위가 없는 순수한 숫자라 강이든 혈관이든 송유관이든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있다.
수도꼭지를 떠올려 보면 쉽다. 물을 조금만 틀면 유리막대처럼 매끈하고 투명한 줄기가 떨어지는데 그게 층류이고, 유량을 끌어 더 세게 틀면 어느 순간 줄기가 부글거리며 하얗게 흐트러지며 난류로 넘어가요. 향 연기가 처음엔 곧게 오르다 위에서 갈라지는 것도 똑같다. 다음 강에서는 이 점성이 관 속 속도 분포를 어떻게 빚는지를 층류 포물선으로 이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