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gongsik
공업수학

진동은 특성근이 정한다

스프링과 RLC는 같은 식, 특성근의 위치가 감쇠와 진동을 전부 정한다

스프링에 매달린 추는 흔들리다 잦아들고, 라디오의 회로는 특정 주파수에서 떨린다. 전혀 달라 보이는 이 둘이 사실은 똑같은 방정식을 따라요. 질량 · 감쇠기 · 스프링의 m x'' + c x' + k x = 0, 그리고 코일 · 저항 · 축전기의 L q'' + R q' + qC = 0은 글자만 다를 뿐 구조가 판박이다. 이것이 2계 선형 미분방정식이에요. 앞 강에서 1계 방정식은 방향장을 따라 흐른다고 했다. 2계에서는 거기에 가속도가 끼어들면서 진동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진동이 흔들리다 멈출지, 스르륵 돌아올지는 특성근이라는 두 수가 정해요. 그리고 그 특성근이 복소수일 때 복소수 줄기에서 본 e(σ+iω)t 감쇠 나선이 바로 답으로 튀어나온다. 이 강에서는 특성근의 위치 하나로 진동의 운명이 어떻게 갈리는지 직접 움직여 본다.

먼저 스프링과 회로가 정말 같은 식인지 본다. 그림 위쪽은 벽에 스프링과 감쇠기로 매달린 질량, 아래쪽은 코일 · 저항 · 축전기로 이뤄진 RLC 회로다. 아래 버튼으로 짝을 하나씩 고르면 위아래에서 대응하는 두 부품이 함께 밝아져요. 질량 m은 코일 L과 짝이다. 둘 다 변화를 거스르는 관성이라, 질량은 속도를, 코일은 전류를 유지하려 한다. 감쇠기 c는 저항 R과 짝이다. 둘 다 에너지를 열로 흘려보내며 운동을 줄여요. 스프링 k는 축전기의 1C와 짝이고, 둘 다 밀려난 만큼 되돌리려는 복원력이다. 그래서 두 방정식 m x'' + c x' + k x = 0과 L q'' + R q' + qC = 0은 글자만 바꾼 쌍둥이다. 하나를 풀면 다른 하나도 푼 것이에요. 기계공학과 전기공학이 같은 수학을 쓰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자연이 같은 구조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이 방정식은 어떻게 풀까. 핵심 아이디어는 답이 est 꼴일 것이라고 짐작해 보는 것이다. 지수함수는 미분해도 자기 자신이라, 앞 강의 y'=ky 를 떠올리면 x=est를 넣었을 때 미분이 그냥 s를 곱하는 일로 바뀐다. 그러면 m x'' + c x' + k x = 0이 깔끔한 2차식 s² + 2ζs + 1 = 0으로 줄어들어요(편의상 정규화했다). 이 2차식의 두 근이 특성근이고, 답의 성격을 모두 쥐고 있다. 근을 복소평면, 전기공학에서 s-평면이라 부르는 곳에 찍으면, 저감쇠일 때 두 근이 반지름 ω₀인 점선 원 위에 켤레 쌍으로 앉는다. 실수부 −ζ는 왼쪽으로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나타내는 감쇠이고, 허수부 ±√(1−ζ²)는 위아래로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나타내는 진동수예요. ζ 버튼을 바꿔 누르면 두 근이 원 위를 미끄러진다. 풀이가 곧 이 두 점을 찾는 일로 바뀐 셈이다.

특성근이 복소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답이 정확히 복소수 줄기에서 본 그 감쇠 나선이다. 근이 s = σ ± iωd이면 답은 eσt와 진동 cos(ωd t)를 곱한 꼴이에요. 그래서 시간응답을 보면 코사인처럼 흔들리는데, 그 진폭이 eσt 포락선을 따라 점점 작아진다. 종을 한 번 치면 소리가 울리다 잦아드는 바로 그 모양이다. 실수부 σ는 얼마나 빨리 잦아드는지를 정하는 감쇠율이고, 허수부 ωd는 얼마나 빨리 흔들리는지를 정하는 진동수다. ζ 버튼으로 근을 허수축 가까이 보내면 감쇠가 약해져서 한참을 울려요. 거꾸로 근이 허수축에서 멀어질수록 빨리 잦아든다. 앞의 나선을 옆에서 보면 바로 이 흔들리는 곡선이다. 복소 특성근 한 쌍이 곧 감쇠진동 하나다.

감쇠를 점점 키우면 어떻게 될까. 어느 순간 진동이 아예 사라진다. 감쇠가 충분히 세지면(ζ ≥ 1) 특성근이 복소수에서 실수로 바뀌어요. s-평면에서 원 위에 있던 켤레 쌍이 음의 실수축에서 만나 둘 다 실근이 되는 것이다. 복소수가 아니니 cos 진동이 없다. 답은 지수적으로 잦아드는 단조 곡선이라, 흔들림 없이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다. 두 버튼으로 두 경우를 견주면, 임계감쇠(ζ = 1)는 진동 없이 가장 빠르게 돌아오는 딱 경계의 상태예요. 과감쇠(ζ > 1)는 너무 뻑뻑해서 느릿느릿 돌아온다. 자동차 충격흡수기나 문이 쾅 닫히지 않게 하는 장치는 일부러 이 영역, 곧 진동하지 않는 쪽으로 설계한다. 떨리면 안 되는 시스템은 특성근을 실수축 위에 두는 것이에요.

이제 전체를 한 장면으로 모은다. 위는 특성근이 사는 s-평면, 아래는 그 근이 만드는 시간응답이다. 아래 트랙에서 ζ를 0에서 천천히 키우면, 처음에는 두 근이 원 위에 켤레 쌍으로 허수축 가까이 있고 응답은 한참 울려요. ζ를 키울수록 두 근이 원을 따라 실수축 쪽으로 미끄러지고 울림이 점점 빨리 잦아든다. ζ = 1에서 두 근이 실수축에서 딱 만나는데, 그 순간이 임계감쇠이자 진동이 사라지는 경계다. 트랙 위의 눈금이 그 자리를 표시한다. 더 키우면 두 근이 실수축 위에서 양쪽으로 갈라지고 응답은 느린 단조 복귀가 된다. 위의 두 점과 아래 곡선이 한 몸처럼 함께 움직여요. 이것이 2계 시스템의 전부다. 근의 위치 하나로 진동할지, 얼마나 빨리 잦아들지, 얼마나 빨리 흔들릴지가 모두 정해진다. 제어공학은 결국 이 특성근을 원하는 자리로 옮기는 기술이에요.

빠른 적용2계 선형 ODE m x'' + c x' + k x = 0은 스프링 · 질량 · 감쇠기이자 RLC 회로다(m↔L, c↔R, k↔1C). est를 대입하면 특성방정식 s² + 2ζs + ω₀² = 0이 되고, 그 두 근이 거동을 전부 정해요. 근이 복소수(σ±iωd)면 eσtcos(ωd t) 꼴의 감쇠진동, 곧 앞서 본 나선이고, 실수부 σ가 감쇠율, 허수부 ωd가 진동수다. 감쇠가 세지면(ζ≥1) 근이 실수로 갈라져 진동 없이 단조롭게 돌아오는 임계감쇠 · 과감쇠가 된다. ζ=1이 진동이 사라지는 경계예요. 공학에서 이것은 어디에나 나온다. 자동차 서스펜션, 건물 내진, 회로의 과도응답, 측정기의 정착시간, 제어 시스템의 안정성까지. 핵심 직관은 '특성근의 위치 = 시스템의 운명'이다. 제어공학은 그 근을 옮겨 원하는 응답을 만드는 일이에요. 다음 강에서는 외력을 더해, 구동 주파수가 고유 주파수에 맞을 때 진폭이 폭발하는 공진으로 넘어간다.
← 공업수학
이 페이지가 도움 됐다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