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적분은 길을 따라 쌓은 일이다
바람 부는 들판을 가로질러 걷는다고 하자. 바람이 등을 밀어줄 때는 걸음이 거저 가고, 정면으로 막아설 때는 힘이 든다. 한 걸음마다 그 자리 바람이 내 진행 방향을 얼마나 도왔는지를 모두 더하면 길을 따라 받은 도움의 총합이 나와요. 이것이 선적분 ∫ F·dr 이고, 장이 한 일(work)을 경로를 따라 쌓은 것이다. 묘한 것은 출발과 도착이 같아도 어느 길로 갔느냐에 따라 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떤 특별한 장에서는 길이 전혀 상관없어요. 이 강은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를 짚는다.
소용돌이 장 안에서 출발점 A와 도착점 B는 고정해 두고, 가운데 골드 점을 끌어 길을 휘면 경로를 따라 한 일이 곧바로 다시 계산된다. 경로 위 각 토막은 그 자리 화살표가 진행을 도우면 초록, 가로막으면 주황으로 칠해진다. 길을 소용돌이와 같은 쪽으로 휘면 경로가 통째로 초록이 되며 W가 양수로 오른다. 거스르는 쪽으로 휘면 통째로 주황이 되며 W가 음수로 떨어져요. 같은 A에서 같은 B로 가는데도 W가 오르락내리락하니, 시작과 끝만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는 첫 신호다.
이번에는 A에서 B로 가는 두 길을 나란히 놓는다. 위로 크게 도는 호와 아래로 도는 호다. 토글을 눌러 활성 경로를 바꾸면 그 길이 밝게 살아나고 다른 길은 흐려지며, 각 길의 한 일과 둘의 차이가 숫자로 뜬다. 장이 빙글 도는 소용돌이라서 같은 두 점을 잇는데도 위 길과 아래 길의 값이 달라요. 그 차이는 정확히 두 길을 이어 만든 닫힌 고리를 한 바퀴 도는 순환과 같다. 회전하는 장에서는 경로가 답을 바꾼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는 셈이에요.
선적분이 실제로 어떻게 쌓이는지 한 점씩 들여다본다. 이번 장은 한결같이 북쪽으로 부는 바람이고, 길은 위로 솟았다 내려오는 호다. 슬라이더 t로 곡선 위의 한 점을 고르면 두 화살표가 함께 나타나요. 바람 화살표(골드)와 진행 방향을 가리키는 단위 접선(파랑)이고, 둘의 내적 F·t̂가 그 순간의 보탬이다. 오르막에서는 바람이 등을 밀어 F·t̂가 양수로 쌓이고, 마루를 넘어 내리막으로 들면 바람을 거슬러 음수로 깎인다. 슬라이더를 밀면 부분 합이 마루에서 가장 커졌다가 다시 줄어든다. 선적분은 결국 이 작은 F·t̂ 들을 길 따라 전부 더한 것이에요.
여기서 핵심 대비가 나온다. 토글로 장의 종류를 바꾸면 차이가 곧바로 드러나요. 보존장은 어떤 퍼텐셜의 그래디언트라서, A에서 B로 가는 직선 길과 우회하는 호 두 가지의 한 일이 정확히 같다. 답이 시작·끝값의 차이뿐이라 길은 상관없다(경로 무관). 그런데 소용돌이 장으로 바꾸면 두 길의 값이 갈라진다(경로 의존). 같은 두 점, 같은 두 길인데 장의 성질 하나가 모든 것을 가른다. '경로 무관?' 표시등이 켜졌다 꺼지는 것, 그게 보존장의 표식이에요.
마지막으로 한 일이 한 토막씩 어떻게 누적되는지 직접 걸어 본다. 아까처럼 북쪽으로 부는 바람 속, 위로 솟았다 내려오는 호가 짧은 토막들로 나뉘어 있다. 한 걸음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음 토막으로 한 칸 나아가고, 지나온 길은 골드로 밝아지며 남은 길은 흐릿하게 남아요. 왼쪽 오르막에서는 바람이 등을 밀어 양의 일을 더하고, 마루를 넘은 오른쪽 내리막에서는 바람을 거슬러 음의 일을 깎는다. 막 밟은 토막의 부호가 표시되고, 아래 막대에 누적 일이 쌓였다 다시 줄어든다. 되돌리기 버튼을 누르면 처음부터 다시 걸을 수 있다. 선적분이란 결국 이렇게 한 토막씩 더해 나가는 과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