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디언트는 안 돌고, 회전은 안 샌다
세 강을 거치며 두 연산자를 손에 쥐었다. 발산은 퍼지나를 묻고 회전은 도나를 묻는다. 그런데 이 둘 사이에는 절대 깨지지 않는 약속이 두 개 있어요. 그래디언트로 만든 장은 아무리 비틀어도 회전이 정확히 0이고(∇×(∇φ)=0), 회전으로 만든 장은 아무리 휘저어도 발산이 정확히 0이다(∇·(∇×A)=0). 그래디언트는 오를 수는 있어도 돌 줄을 모르고, 소용돌이는 돌 수는 있어도 샐 줄을 모른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역이에요. 세상의 어떤 장이든 순수한 샘 조각과 순수한 소용돌이 조각의 합으로 쪼개진다는 것, 이게 헬름홀츠 분해다. 한 장을 두 성격으로 갈라 어디가 흐름의 근원이고 어디가 빙빙 도는 부분인지 따로 떼어 보게 해준다.
스칼라 봉우리 φ가 있고, 그 위로 그래디언트 화살표(∇φ)가 깔려 있다. 화살표는 모두 봉우리 꼭대기를 향해 오르막을 가리킨다. 슬라이더로 봉우리 높이를 키웠다 줄이면 화살표가 길어지고 짧아지며 출렁이는데, 옆에 있는 회전 색지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가지 중립색이에요. 어떻게 흔들어도 ∇×(∇φ)가 0에서 꿈쩍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디언트 장은 오르막이라는 한 방향감만 있어서 빙 도는 성분이 애초에 생길 수 없다. 오를 수는 있어도 돌 줄은 모르는 것이에요.
이번에는 반대쪽이다. 흐름함수 ψ에서 소용돌이 장을 만든다. 가로 성분은 ∂ψ/∂y, 세로 성분은 −∂ψ/∂x로 짜는데, 이렇게 만들면 화살표가 둘레를 따라 빙글 돈다. 슬라이더로 ψ의 세기를 키우면 소용돌이가 거세지고 약해지며 출렁이는데, 옆 발산 색지도는 또 한 가지 중립색 그대로예요. ∇·(소용돌이)가 0에서 안 움직이기 때문이다. 흐름함수로 빚은 장은 들어온 만큼 정확히 나가서 어느 점에서도 새거나 모이지 않는다. 돌 수는 있어도 샐 줄은 모르는 것이다. (3차원의 ∇·(∇×A)=0이 2D에선 이렇게 나타나요.)
이제 둘을 더한 일반 장 F를 본다. 토글로 세 모습을 오갈 수 있어요. 먼저 전체 장 F는 화살표가 한쪽으로 솟구치면서 동시에 빙 돌아, 샘인지 소용돌이인지 한눈에는 헷갈린다. 샘 조각을 누르면 그래디언트 부분(∇φ)만 남아 봉우리에서 사방으로 뻗는 순수한 흐름이 드러난다. 소용돌이 조각을 누르면 흐름함수 부분만 남아 빙빙 도는 결이 보인다. 같은 F를 두 성격으로 갈라낸 것이다. 어떤 복잡한 장도 이렇게 샘 조각 더하기 소용돌이 조각으로 쪼개진다는 게 헬름홀츠 분해의 핵심이에요.
샘 조각만 따로 떼어 본다. 화살표는 그래디언트 부분(∇φ)이고, 배경 색은 그것의 발산이다. 회전이 0인 것은 앞에서 봤는데, 발산은 0이 아니에요. 봉우리 안쪽은 진한 색으로 물들어 흐름의 샘과 싱크가 전부 여기 모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탐침을 끌면 어느 점에 놓아도 회전 판은 0 근처에 머물러 돌지 않고, 발산 판은 자리에 따라 또렷이 양수와 음수로 갈린다. 한 장에서 흐름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부분은 통째로 이 샘 조각이 떠맡고 있어요. 소용돌이는 전혀 없이.
이번에는 소용돌이 조각만 떼어 본다. 화살표는 흐름함수 부분이고, 배경 색은 그것의 회전이다. 발산이 0인 것은 둘째 블록에서 봤는데, 회전은 0이 아니에요. 두 소용돌이 자리는 진한 색으로 물들어 장이 도는 부분이 전부 여기 모여 있다. 탐침을 끌면 어느 점에 놓아도 발산 판은 0 근처에 머물러 새지 않고, 회전 판은 자리에 따라 또렷이 반시계와 시계로 갈린다. 결국 한 장은 두 조각이라, 샘 조각이 모든 발산을 소용돌이 조각이 모든 회전을 나눠 가진다. 발산과 회전, 두 강에서 배운 두 얼굴이 여기서 한 장으로 합쳐졌다 다시 깔끔히 갈라지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