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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법은 기울기로 한 걸음씩 간다

미분방정식의 기울기를 따라 직선으로 한 걸음씩, 걸음이 크면 오차가 폭발한다

미분방정식은 매 점에서 어느 쪽으로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기울기)를 알려줘요. 방향장 강에서 본 그 기울기 지도죠. 문제는 대부분의 미분방정식이 깔끔한 공식 해가 없다는 거예요. 그럼 어떻게 풀까요? 오일러의 답은 무식할 만큼 단순해요. 지금 있는 점에서 기울기를 읽고, 그 방향으로 짧게 한 걸음(h) 직진하고, 새 점에서 다시 기울기를 읽어 또 한 걸음. 이걸 반복해 해 곡선을 꺾은선으로 그려 나가요. 걸음이 짧을수록 참해에 가까워지지만, 걸음 수가 많아져 계산이 늘어요. 정확도와 비용의 줄다리기죠. 이 한 줄짜리 아이디어가 날씨예보부터 게임 물리엔진, 로켓 궤적까지 거의 모든 시뮬레이션의 출발점이에요.

회색 빗금이 방향장이에요. 각 점에서 미분방정식이 정해 주는 기울기죠. 여기선 y'=y, 즉 자기 값에 비례해 자라는 식이라 위로 갈수록 빗금이 가팔라요. 오일러는 시작점에서 빗금을 따라 직선으로 한 걸음, 도착한 점에서 다시 빗금을 읽어 또 한 걸음, 이렇게 꺾은선을 그려요. 참해는 ex(회색 곡선)예요. 걸음 h 를 줄여 보세요. 점이 촘촘해지고 꺾은선이 곡선에 달라붙어요. h 를 키우면 점은 적어지고 곡선 아래로 처져요. 직선이 곡선의 휘어 오르는 맛을 못 따라가니까요.

같은 식의 끝점만 떼어 봐요. 회색 점은 참값 e³≈20.1, 금색 점은 오일러가 도착한 값이에요. 둘 사이 빨간 막대가 누적(전역) 오차예요. h 슬라이더를 위로 끌면 막대와 숫자가 실시간으로 치솟아요. 이게 절단오차의 폭발이에요. 매 걸음 직선이 곡선을 살짝 빗나가는 작은 오차가 걸음마다 쌓여 끝점에서 큰 차이가 돼요. 반대로 h 를 절반으로 줄이면 오차도 대략 절반이 돼요. 오일러는 1차 정확도라 오차가 h 에 비례하거든요. 막대 아래 띠가 가득 찰수록 위험 신호예요.

이번 식은 y'=cos x, 참해는 sin x 예요. 진동하는 해라 오일러의 약점이 잘 드러나요. 큰 h 로 가면 금색 꺾은선이 회색 sin 곡선보다 봉우리를 부풀리고, 위상이 조금씩 뒤처져요. 진동을 한 주기 두 주기 따라갈수록 어긋남이 누적돼요. h 를 줄이면 두 곡선이 점점 포개져요. 여기서 배울 점은, 같은 방법이라도 해의 성격에 따라 오차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거예요. 매끄럽게 자라는 해보다 빠르게 휘고 진동하는 해에서 작은 걸음이 더 절실해요.

이제 진짜 무서운 경우예요. 식은 y'=−ky, 참해는 0 으로 부드럽게 잦아드는 감쇠예요. 오일러는 매 걸음 y 에 (1−hk)를 곱해요. 그런데 h·k 가 2 를 넘으면 이 배율의 절댓값이 1 보다 커져서, 참해는 0 으로 가는데도 수치해는 부호를 튀기며 점점 커져요. 폭발이에요. 1 과 2 사이면 진동하며 잦아들고, 1 보다 작으면 얌전히 감쇠해요. 이건 정확도 문제가 아니라 안정성 문제예요. 걸음을 줄이는 게 정밀함만이 아니라 발산을 막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는 뜻이에요. 뻣뻣한(stiff) 방정식에서 특히 중요해요.

더 작은 걸음 말고 더 똑똑한 걸음은 없을까요? 있어요. 오일러는 출발점의 기울기 하나만 믿고 직진해요. RK2(중점법)는 일단 절반만 가서 중간 지점의 기울기를 한 번 더 재고, 그 더 나은 기울기로 온전한 한 걸음을 떼요. 계산은 두 배지만 정확도가 확 올라가요. 금색(오일러)과 파랑(RK2)을 같은 h 로 비교해 보세요. 파랑이 참해 ex 에 훨씬 붙어요. 오일러 오차는 h 에 비례(1차)하는데 RK2 는 h² 에 비례(2차)해서, 걸음을 절반으로 줄이면 오차가 1/4 로 줄어요. 실전 표준인 RK4 는 이 발상을 네 번 써서 h⁴ 정확도를 내요. 다음 강에서 적분에도 같은 원리가 나와요.

빠른 적용오일러법은 미분방정식의 기울기를 받아 직선으로 한 걸음(h)씩 전진해 해 곡선을 꺾은선으로 그리는 방법이에요. 한 걸음의 오차는 1차 테일러의 나머지항이고, 그게 걸음마다 쌓여 전역 오차가 돼요. 오일러는 1차 정확도라 오차가 h 에 비례해요. 걸음을 줄이면 더 정확하지만 계산이 늘죠. 게다가 h·k 가 너무 크면 감쇠 문제에서도 수치해가 발산해요. 정확도와 별개인 안정성 문제예요. 더 똑똑한 RK2·RK4 는 중간 기울기를 더 재서 h²·h⁴ 정확도를 내요. 방향장이 기울기 지도를 주면, 오일러가 그 위를 걷고, 테일러가 그 걸음의 오차를 설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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