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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식은 넓이 배율이다

행렬식은 그 변환이 넓이를 몇 배로 키우는지

학교에서 행렬식을 배울 때 ad 빼기 bc, 그냥 외웠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 텐데, 사실 행렬식은 엄청 직관적인 숫자예요. 그 변환이 넓이를 몇 배로 키우는지, 딱 그것 하나다. det이 3이면 모든 도형의 넓이가 3배가 되고, det이 0이면 납작하게 짜부라진 것이다. 이 한 문장이 들어오면 ad 빼기 bc 공식도, 역행렬이 왜 어떤 때는 없는지도 전부 같은 그림에서 나와요.

넓이가 몇 배로 변하는지는 기준 도형 하나를 정해 그게 얼마나 커지나 보면 된다. 가장 깔끔한 기준은 î와 ĵ가 만드는 단위정사각형, 넓이가 딱 1이에요. 행렬을 적용하면 î와 ĵ가 움직이는데, 5강에서 봤듯 행렬의 두 열이 î, ĵ가 가는 자리다. 그래서 이 정사각형은 평행사변형으로 찌그러진다. 슬라이더를 움직이면 나오는 그 평행사변형의 넓이가 바로 행렬식이에요. 처음 넓이가 1이었으니 바뀐 넓이가 곧 몇 배가 됐나이고, 그게 det이다. 그리고 이 평행사변형 넓이를 좌표로 직접 계산하면 정확히 ad 빼기 bc가 나온다. 학교에서 외운 그 공식이 사실은 이 넓이를 구하는 식이었던 것이에요.

단위정사각형만 그런 것 아니냐 싶을 수 있는데 아니다. 어떤 도형을 올려놔도 넓이가 똑같은 비율로 바뀌어요. 동그라미든 삐뚤빼뚤한 모양이든 잘게 작은 정사각형 여러 개로 쪼개서 생각하면 결국 다 똑같은 배율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렬식은 어느 한 도형의 성질이 아니라 공간 전체에 똑같이 걸리는 넓이 배율 하나다. 도형을 바꿔 가며 확인하면 모양은 달라도 배율은 안 변해요.

그런데 넓이는 양수일 텐데 행렬식은 음수가 나올 때가 있다. 음수 넓이라니 무슨 뜻일까. 공간이 뒤집혔다는 뜻이에요. 종이를 뒤집으면 글자가 거울처럼 좌우가 바뀌듯 변환도 그렇다. 원래 î에서 ĵ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던 것이 뒤집히면 시계 방향으로 돈다. 그 방향이 반대로 됐다는 사실을 음수 부호가 잡아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행렬식 하나에 넓이 배율이라는 크기와 뒤집혔나라는 방향이 같이 담겨 있는 셈이에요. 슬라이더로 부호를 음수까지 넘기면 정사각형이 뒤집힌다.

이제 제일 중요한 경우다. 슬라이더를 살살 움직여 행렬식을 0으로 만들면 평행사변형이 점점 납작해지다가 결국 선 하나로 짜부라져요. 넓이가 0이 된 것이고, 2차원이 1차원으로 뭉개진 것이다. 핵심은 이렇게 한 번 납작해지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선 위에 모인 점들만 보고는 원래 평면 어디서 왔는지 알아낼 수가 없고, 서로 다른 점들이 같은 자리로 뭉개져 버렸기 때문이에요. 행렬식이 0이면 역행렬이 없다는 그 무서운 말이 사실은 이 그림이다. 짜부라진 건 못 편다. 이 얘기는 다음 강인 연립방정식과 역행렬에서 제대로 이어진다.

변환을 연달아 두 번 하면 넓이는 어떻게 될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먼저 넓이를 2배 키우는 변환을 하고 그다음 3배 키우는 변환을 하면 최종 넓이는 2 곱하기 3, 6배예요. 그래서 행렬을 곱한 것의 행렬식은 각 행렬식을 곱한 것과 같다. det(AB) = det(A) 곱하기 det(B). 보통 이걸 공식으로 외우는데, 배율은 곱해진다만 떠올리면 너무 당연하다. 두 변환을 순서대로 걸면 넓이 배율이 곱으로 나오는 게 확인돼요.

빠른 적용이제 행렬을 보면 행렬식 하나로 세 가지를 바로 읽는다. 넓이를 키우나 줄이나는 크기로, 공간을 뒤집나는 부호로, 되돌릴 수 있나는 0이냐 아니냐로 읽어요. 실전에서 제일 자주 쓰는 건 0 체크다. 행렬식이 0이면 그 변환은 납작해진 것이라 역행렬이 없고, 연립방정식으로 치면 깔끔한 답이 안 나온다는 신호다. 공학에서 행렬을 만나면 일단 det부터 본다, 이 습관 하나가 절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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