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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수학

복소함수는 평면을 평면으로 변형한다

함수가 격자를 휘어도 각은 보존(등각), 어려운 문제를 쉬운 모양으로 옮겨 푼다

보통 함수 y=f(x)는 수직선 위 숫자 하나를 받아 숫자 하나를 내놓아서 그래프로 그릴 수 있다. 그런데 복소함수 w=f(z)는 평면 위 점 하나를 받아 평면 위 점 하나를 내놓는다. 입력도 2차원, 출력도 2차원이라 보통 그래프로는 안 그려져요. 대신 입력 평면 전체를 함수가 손으로 주물러 다른 모양으로 변형하는 것으로 본다. 곧던 격자가 휘고, 각도가 바뀌고, 안과 밖이 뒤집힌다. 그런데 이 변형에는 놀라운 규칙이 하나 숨어 있어요. 미분 가능한 복소함수는 아무리 휘어도 국소적으로 각도는 그대로 보존한다. 이걸 등각사상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풀기 어려운 모양의 문제를 쉬운 모양으로 바꿔 푸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이번 강에서 함수가 평면을 어떻게 주무르는지 직접 변형해 본다.

먼저 함수가 평면을 변형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본다. 입력 평면에 곧은 모눈종이 격자를 깔아 두고 함수를 하나 고르면, 그 격자가 어디로 옮겨지는지 변형된 모습이 굵은 선으로 나와요. z²를 고르면 격자가 부드럽게 휘어 곡선 격자가 되고, 1z를 고르면 원점 근처가 바깥으로 뒤집히고, ez를 고르면 격자가 부채처럼 펼쳐진다. 핵심은 곧던 직선이 곡선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함수가 평면을 휘어 놓은 것이에요. 보통 함수처럼 x를 넣으면 y가 나온다가 아니라 평면 전체를 통째로 다른 모양으로 변형한다, 이게 복소함수를 보는 눈이다.

변형 중에서 제일 기본인 z²을 자세히 본다. 점 z를 끌면 z²이 같이 움직여요. 규칙은 지난 두 강에서 이미 손에 익은 것이다. 극형식으로 z = r∠θ면, z² = r²∠2θ. 각도는 2배가 되고 크기는 제곱이 된다. θ를 30도에 두면 z²은 60도, θ를 90도에 두면 z²은 180도다. 이게 왜 격자를 휘게 만드냐면 점마다 각도가 2배로 벌어지니 곧은 선이 부채처럼 펼쳐지면서 휘기 때문이에요. A2에서 e를 두 번 곱하면 각이 두 번 더해진다고 했다. z²은 바로 z를 자기 자신과 곱한 것이니 각이 θ+θ=2θ가 되는 게 당연하다. 사상은 결국 곱셈을 평면 전체에 한꺼번에 적용한 것이에요.

이제 사상의 진짜 보석인 등각성을 본다. z²이 격자를 휘게 한다고 했는데, z0을 지나는 가로선과 세로선의 변형된 모습을 보면 둘 다 곡선으로 휘었는데도 만나는 각은 여전히 정확히 90도예요. z0을 아무 데로나 끌어도 입력에서 직각으로 교차하던 두 선이 변형 후에도 직각으로 교차한다. 이게 등각성이다. 함수가 평면을 아무리 휘고 늘여도, 한 점 근처를 충분히 확대해서 보면 회전과 확대만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회전과 확대는 A1에서 봤듯 각도를 안 바꾼다. 그래서 각이 보존된다. 딱 한 곳, 원점에서만 깨지는데 z²의 도함수 2z가 거기서 0이 되기 때문이다. 그 예외만 빼면 미분 가능한 복소함수는 어디서나 각을 지켜요.

다른 종류의 변형인 1z를 본다. 점 z를 끌면 1z가 같이 움직이는데 움직임이 좀 독특해요. 극형식으로 보면 1z는 크기를 r에서 1r로 뒤집고, 각도를 θ에서 −θ로 바꾼다. 크기를 뒤집는다는 게 핵심이다. 단위원(반지름 1) 안에 있던 점은 밖으로, 밖에 있던 점은 안으로 간다. 원점에 바짝 붙은 점은 저 멀리 무한대 쪽으로 날아가고, 아주 먼 점은 원점 근처로 모여요. 단위원이 안과 밖을 맞바꾸는 거울인 셈이다. 각도가 −θ로 바뀌는 건 실수축에 대한 거울 반사다. 이렇게 안팎을 뒤집는 사상도 등각이라서 직각은 여전히 직각으로 보존돼요. 전기장이나 흐름 문제에서 무한히 먼 곳을 다루기 까다로울 때, 1z로 뒤집어 원점 근처의 유한한 문제로 바꿔 푸는 데 쓴다.

마지막으로 왜 공학자들이 이걸 그렇게 아끼는지 본다. 물이 원기둥 둘레로 흐르는 모양을 직접 구하기는 까다롭다. 그런데 아무 방해물 없는 균일한 흐름, 그냥 나란한 직선 유선은 너무 쉬워요. 등각사상의 마법은 이 둘을 이어 준다는 것이다. 토글로 두 그림을 바꾸면 w=z+1z라는 사상 하나가 쉬운 균일 흐름을 어려운 원기둥 둘레 흐름으로 정확히 옮겨 준다. 그래서 실제로는 쉬운 쪽에서 답을 구한 다음 사상으로 어려운 모양으로 옮기기만 하면 끝이에요. 등각성이 각을 보존하니까 유선이 경계와 만나는 각 같은 물리적 성질이 그대로 보존돼서 답이 진짜로 맞는다. 비행기 날개 주위 공기 흐름, 전극 주위 전기장, 댐 아래 물의 흐름이 다 이 방법으로 풀린다. 복소수가 그냥 추상이 아니라 공학의 실전 도구인 이유예요.

빠른 적용복소함수 w=f(z)는 평면 위 점을 평면 위 점으로 보내는 변형이라 곧은 격자를 휘게 만든다. z²은 각을 2배로(r∠θ → r²∠2θ), 1z는 크기를 1r로 뒤집고 각을 −θ로 바꾸며 단위원이 안팎을 맞바꾸는 거울이 돼요. 핵심은 등각성이다. 미분 가능한 복소함수는 한 점 근처에서 회전과 확대만 하니까 아무리 휘어도 각도는 그대로 보존된다(도함수가 0인 점만 예외). 이게 강력한 이유는 풀기 어려운 모양의 경계값 문제를 등각사상으로 쉬운 모양으로 옮겨 풀 수 있어서예요. 균일 흐름을 w=z+1z로 옮기면 원기둥 둘레 흐름이 되는 식이다. 전자기학의 전기장 분포, 유체의 흐름, 열 전도, 비행기 날개 설계까지 등각사상이 실전 도구로 쓰인다. 이걸로 복소수 줄기(A)를 마치는데, 평면 위 점과 회전, e, 그리고 사상까지가 한 묶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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