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운동에너지의 변화와 같다
상자를 일정한 힘으로 밀며 어떤 거리만큼 움직여 본다. 힘에 거리를 곱한 값이 일인데, 같은 힘이라도 더 멀리 밀면 일이 더 많고 같은 거리라도 더 세게 밀면 일이 더 많아요. 그렇다면 이 일은 어디로 갈까. 마찰이 없다면 우리가 한 일은 고스란히 상자의 운동에너지로 바뀌고, 일을 해 준 만큼 상자가 빨라진다. 이것이 일-에너지 정리이고, 알짜힘이 한 일은 운동에너지의 변화와 정확히 같아요. W = ΔKE. 힘과 시간을 엮으면 운동량이 나오지만 힘과 거리를 엮으면 에너지가 나오는데, 같은 뉴턴 법칙을 시간이 아니라 공간에 걸쳐 쌓아 본 또 다른 시선이다.
일정한 힘 F 로 상자를 거리 d 만큼 밀면 한 일은 W = F·d, 곧 힘 곱하기 거리다. 아래 그래프에서 가로는 이동 거리, 세로는 힘이고 일은 그 아래 색칠된 직사각형의 넓이인데, d 를 끌면 넓이가 거리에 비례해 늘어나요. 단위는 N·m 이고 이것을 줄(J)이라 부른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일이 힘 중에서 움직이는 방향 성분만 친다는 것인데, 힘이 운동 방향과 직각이면(예: 원운동의 구심력) 일은 0이에요. 물건을 들고 가만히 서 있을 때도 움직인 거리가 없으니 위로 받치는 힘은 일을 하지 않는다. 일은 힘이 거리를 따라 실제로 밀어낸 양이에요.
한 일은 어디로 갈까. 마찰 없는 바닥이라면 알짜힘이 한 일은 고스란히 운동에너지로 들어가서, 처음에 어느 정도 운동에너지를 가진 상자에 일 W 를 더 해 주면 운동에너지가 딱 그만큼 늘어난다. 슬라이더로 해 준 일 W 를 키우면 운동에너지 막대가 W 만큼 자라고 그에 따라 속도도 빨라져요. 식으로는 W = ΔKE = KE_나중 − KE_처음, 이것이 일-에너지 정리다. 좋은 점은 도중에 힘이 어떻게 변했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몰라도 된다는 것인데, 시작과 끝의 운동에너지만 보면 그 사이 알짜힘이 한 일을 바로 알 수 있어요. 음의 일(브레이크처럼 운동 반대 방향)을 하면 운동에너지가 줄어 느려진다.
운동에너지가 정확히 무엇인지 본다. 질량 m 인 물체가 속도 v 로 움직일 때 가진 운동에너지는 KE = ½mv² 이고, v 슬라이더를 끌면 운동에너지가 속도의 제곱으로 커지는 게 보여요. 속도를 두 배로 하면 운동에너지는 네 배다. 이건 앞에서 본 v² = v₀² + 2a·Δx 와 짝을 이루는데, 그 양변에 ½m 을 곱하면 바로 일-에너지 정리가 나와요. 속도가 제곱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이 실생활에서 무섭게 작용한다. 자동차 속도가 두 배면 운동에너지는 네 배라 멈추는 데 필요한 일도 네 배, 제동거리도 네 배이고, 충돌 피해가 속도에 민감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힘이 늘 일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은 언제나 같은 방법으로 구한다. F-x 그래프 아래의 넓이다. 버튼으로 힘의 모양을 바꾸면 일정한 힘일 때는 넓이가 직사각형이라 W = F·d 다. 용수철을 당기는 힘처럼 거리에 비례해 커지는 힘이면(F = kx) 넓이가 삼각형이라 W = ½kx² 이 되고, 점점 줄어드는 힘이면 또 다른 모양이 나와요. 모양이 어떻든 일은 곡선 아래 넓이를 그러모은 것, 곧 힘을 거리에 대해 적분한 값이다. 앞 강에서 속도를 시간에 대해 적분해 거리를 얻은 것과 똑같은 적분이고 시간 대신 거리에 대해 쌓을 뿐이라, 곱셈이 안 통하는 변하는 힘도 넓이로 보면 언제나 풀려요.
마지막은 일률이다. 같은 일을 해도 빨리 끝내면 더 강력한 것이고, 일률은 단위 시간에 한 일 P = Wt 예요. 그리고 일정한 힘으로 속도 v 로 움직이고 있다면 일률은 깔끔하게 P = F·v 로 쓸 수 있다. v 슬라이더를 끌면 같은 힘이라도 빠를수록 일률이 커지는 게 보여요. 단위는 와트(W)이고 1 와트는 1초에 1줄을 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같은 무게를 같은 높이로 올려도 빨리 올리는 모터가 더 큰 일률을 내야 하고, 자동차가 같은 힘을 더 빠르게 내려면 더 센 엔진이 필요해요. 일이 에너지의 총량이라면 일률은 그것을 쏟아내는 속도다. 다음 강에서는 이 에너지를 위치에너지까지 넓혀, 보존력만 있으면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에너지 보존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