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도가 일정하면 v와 x가 공식을 따른다
가속도를 딱 하나의 값으로 고정해 본다. 슬라이더로 a 를 정하면 입자가 매초 똑같은 양만큼 더 빨라지고, 1초마다 속도가 a 씩 차곡차곡 늘어요. 이렇게 가속도가 변하지 않는 운동을 등가속도 운동이라 부르는데, 자유낙하도 미끄럼틀을 내려가는 아이도 일정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차도 전부 여기 들어간다. 가속도가 일정하다는 조건 하나만 있으면 앞 강에서 미분과 적분으로 매번 해야 했던 일을 다시 할 필요가 없어요. 속도와 위치가 딱 정해진 공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v = v0 + at, x = x0 + v0t + ½at², 그리고 시간이 빠진 v² = v0² + 2a·Δx, 이 공식들이 등가속도 문제의 거의 전부예요. 이번 강에서는 그게 왜 그런지를 그림으로 하나씩 짚는다.
슬라이더로 가속도 a 를 바꾸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찍은 입자의 위치와 그 순간의 속도 화살표가 같이 나타난다. 눈여겨볼 것은 속도 화살표인데, a 가 양수면 화살표가 한 칸 갈 때마다 똑같은 양만큼 길어져요. 1초에 a 만큼씩 꼬박꼬박 늘어나는 것, 이게 가속도가 일정하다는 말의 진짜 뜻이다. 속도가 일정한 게 아니라 속도가 늘어나는 양이 일정한 것이라, 위치 자국은 점점 빨라지는 만큼 뒤로 갈수록 벌어져요. a 를 키우면 화살표가 더 가파르게 자라고 입자는 훨씬 멀리 가며, a 를 0에 두면 화살표가 전부 똑같아지는데 그게 바로 앞 강의 등속 운동이다.
가속도가 일정하면 속도는 시간에 대해 곧은 직선이 된다. 시간 t 를 끌면서 속도 v 가 어떻게 변하는지 따라가 보면, 출발할 때의 속도 곧 t=0 에서의 높이가 처음 속도 v0 이고 그 위에 시간이 흐를수록 a 만큼씩 더해져요. 직선의 기울기가 바로 a 이고, 식으로 쓰면 v = v0 + at 다. 직선이라 외울 것도 없이 시작점 v0 에서 매초 a 씩 쌓는다는 한 문장이면 되고, a 가 양수면 오른쪽 위로 올라가 빨라지며 음수면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 느려져요. 앞 강에서는 속도가 기울기였는데 여기서는 그 기울기가 줄곧 똑같아서 속도 자체가 직선이 된 것이다.
위치는 앞 강에서 봤듯이 속도 그래프 아래의 넓이인데, 등가속도에서는 속도가 직선이라 그 아래가 사다리꼴이 된다. 시간 t 를 끌면서 색칠된 넓이가 어떻게 쌓이는지 보면 뜻이 또렷해진다. 이 사다리꼴을 둘로 자르면 아래쪽 직사각형은 처음 속도 그대로 갔다면 갔을 거리 v0t 이고 그 위에 얹힌 삼각형은 가속 덕분에 더 번 거리 ½at² 예요. 둘을 합치면 x = x0 + v0t + ½at², 곧 시작 위치 x0 에 등속이라면 갔을 거리와 가속이 보태 준 거리를 더한 것이다. a 가 0이면 삼각형이 사라지고 직사각형만 남아 x = x0 + v0t 인 그냥 등속이 돼요.
가끔은 시간이 궁금하지 않을 때가 있다. 얼마나 멀리 가야 이 속도에 닿을지, 또는 이만큼 가면 속도가 얼마가 될지를 물을 때인데, 이럴 땐 시간을 빼 버린 공식이 편해요. v = v0 + at 와 x 공식에서 t 를 소거하면 v² = v0² + 2a·Δx 가 나온다. 그래프로 보면 v² 은 이동 거리 Δx 에 정비례하는 곧은 직선이고, Δx 를 끌면 출발선의 높이는 v0², 직선의 기울기는 2a 라는 게 드러나요. 거리를 두 배로 늘리면 v² 의 증가분도 두 배인데, 속도 자체가 아니라 속도의 제곱이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자동차 제동거리는 속도가 두 배면 네 배로 늘어나요. 시간을 한 번도 쓰지 않고 속도와 거리를 바로 잇는 공식이다.
등가속도의 가장 유명한 주인공은 중력이다. 공기 저항을 무시하면 떨어지는 모든 물체는 무게와 상관없이 똑같은 가속도 g, 약 9.8 m/s² 로 아래로 당겨져요. 버튼으로 가만히 놓기·아래로 던지기·위로 던지기 세 경우를 바꿔 보면, 위를 양수로 잡았을 때 가속도는 늘 -g 로 똑같고 달라지는 것은 처음 속도 v0 뿐이다. 그래서 세 속도-시간 직선은 시작 높이만 다르고 기울기는 모두 같은 평행선이에요. 위로 던진 경우 속도가 0이 되는 순간이 가장 높은 지점인데, 거기서도 가속도는 여전히 -g 다. 결국 자유낙하는 a = g 인 등가속도 운동일 뿐이라 앞의 공식들이 그대로 다 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