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모양은 총에너지의 부호가 정한다
위성이든 혜성이든 앞으로 원을 그릴지, 타원을 그릴지, 아니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지는 숫자 하나가 정한다. 그 숫자가 총에너지 E = ½mv² − GMm/r이다. 빠르기에서 오는 운동에너지 ½mv²는 늘 양수이고, 중력에서 오는 위치에너지 −GMm/r는 늘 음수예요. 둘을 더한 값이 음수면 갇혀서 도는 타원, 0이면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포물선, 양수면 떠나 버리는 쌍곡선이 된다. 이 강은 에너지 우물에서 출발해 궤도의 종류와 활력 방정식, 유효 퍼텐셜을 거쳐 행성 표면에서 직접 쏘아 올리는 장면까지 이어진다.
중력의 위치에너지는 U(r) = −GMm/r이다. 파란 곡선이 그 모양인데, 멀어질수록 0에 다가가고 가까워질수록 깊은 우물처럼 곤두박질친다. 금색 점선은 총에너지 E이고, 어느 거리에서든 운동에너지는 KE = E − U(r), 곧 점선과 곡선 사이의 높이다. 거리 r 슬라이더를 움직이면 그 자리의 주황 막대가 위치에너지의 깊이를, 초록 막대가 운동에너지를 나타내요. 곡선이 점선보다 위로 솟은 곳에서는 운동에너지가 음수가 되어야 하므로 물체가 그 거리까지 갈 수 없고, 아래 줄에 금지 구역이라는 표시가 뜬다.
이번에는 에너지 슬라이더를 0 위아래로 오가게 한다. 그러면 에너지의 부호 하나가 궤도의 종류를 통째로 바꿔요. E < 0이면 되돌아오는 갇힌 타원, E = 0이면 딱 경계에 선 포물선, E > 0이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열린 쌍곡선이다. 슬라이더를 올릴수록 가운데 질량 M을 초점에 둔 궤적이 타원에서 포물선으로, 다시 쌍곡선으로 벌어지고, 그림 아래에는 지금의 종류 이름과 이심률 e가 함께 적힌다. 오른쪽의 작은 점은 궤도가 중심에 가장 가까워지는 근점이다.
같은 에너지 관계를 속력으로 옮겨 적으면 활력 방정식 v² = μ(2/r − 1/a)가 된다. 여기서 μ = GM이고 a는 궤도의 긴반지름이다. 버튼으로 원(a = r), 타원(a 고정), 탈출(a → ∞)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금색 곡선이 그 궤도의 속력을 거리마다 그리고, 흐린 점선은 언제나 원 궤도 속력으로 남는다. 거리 r 슬라이더를 움직이면 금색 점이 그 거리의 속력을 가리켜요. 탈출 곡선은 같은 거리에서 원 궤도 속력의 √2배라 점선 위에 나란히 떠 있고, 어느 곡선이든 가까울수록 빠르다는 점에서 케플러 제2법칙과 그대로 맞물린다.
각운동량 L이 보존되면 반지름 방향의 움직임은 유효 퍼텐셜 Veff(r) = −GM/r + L²/(2r²) 하나로 다룰 수 있다. 첫째 항은 안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의 우물이고, 둘째 항은 L이 클수록 높아지는 원심 장벽이라 물체가 중심까지 떨어지지 못하게 막는다. L 슬라이더를 키우면 장벽이 자라고 우물 바닥은 바깥으로 밀려나며 얕아져요. 우물의 가장 낮은 금색 점이 원 궤도이고, 금색 점선으로 그은 에너지선이 곡선과 만나는 두 초록 점이 근점과 원점, 곧 궤도에서 가장 가까운 점과 가장 먼 점이다.
이제 행성 표면에서 직접 쏘아 올린다. 결과를 정하는 것은 발사 속도와 발사 각도, 두 슬라이더다. 수평으로 쏘면서 속도가 원 궤도 속도에 못 미치면 궤적이 땅으로 되돌아오는 준궤도 비행이 되고, 원 궤도 속도에 딱 맞으면 표면을 스치는 원 궤도가 된다. 그보다 빠르면 표면에서 멀어졌다 돌아오는 타원 궤도가 되고, 탈출 속도를 넘기면 쌍곡선을 그리며 떠나 버려요. 각도를 세워 비스듬히 쏘면, 탈출 속도에 이르지 않는 한 궤적이 반드시 다시 땅과 만나 준궤도 비행으로 끝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