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만 전이는 두 번의 점화로 궤도를 갈아탄다
행성의 중력을 벗어나려면 처음에 얼마나 빨라야 할까, 그리고 한 궤도에서 더 높은 궤도로 옮기려면 연료를 어떻게 써야 가장 적게 들까. 첫째 질문의 답은 탈출 속력으로, 그 자리의 원 궤도 속력의 √2 배이고 지구 표면에서는 11.2 km/s 이다. 둘째 질문에 대한 고전적인 답은 두 번의 짧은 점화로 두 원 궤도를 잇는 호만 전이이며, 우주선은 그 사이를 엔진을 끈 채 타원을 따라 날아간다. 이번 강은 탈출 속력, 호만 전이의 설계, 전이 비행, 로켓 방정식으로 본 연료 예산, 그리고 호만 전이보다 나은 경로를 차례로 다룬다.
궤도의 크기는 그 자리에서의 빠르기 하나로 바뀐다. 아래 그림은 반지름 1 인 원 궤도 위의 한 점에서 옆으로 내보낸 물체의 경로로, 속력 v 는 그 자리의 원 궤도 속력 vcirc 를 단위로 잰다. 처음 값 v = 1.00 이면 점선과 겹치는 원 궤도이고, 0.80 으로 줄이면 출발점이 가장 먼 점인 작은 타원이, 1.20 으로 키우면 가장 먼 점이 2.57 까지 나가는 큰 타원이 된다. v 를 √2 ≈ 1.41 에 맞추면 경로가 닫히지 않는 포물선이 되어 물체는 겨우 탈출하고, 1.43 부터는 남는 속력을 가진 쌍곡선으로 멀어진다. 탈출 속력 √(2 G Mr) 이 원 궤도 속력의 √2 배인 것은, 운동 에너지가 위치 에너지 우물의 깊이 G Mr 과 꼭 같아지는 속력이기 때문이다. 이 값은 던지는 방향과 상관이 없지만, 실제로는 지구가 도는 방향으로 쏘면 자전 속도만큼 덜 가속해도 된다.
호만 전이는 안쪽 원 궤도에서 한 번 가속해 바깥 원 궤도에 닿는 타원에 올라탄 뒤, 그 타원의 가장 먼 점에서 한 번 더 가속해 바깥 원 궤도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아래 그림은 안쪽 반지름을 1, 그 원 궤도 속력을 1 로 둔 단위로, 처음 값 r₂ = 3.0 이면 전이 타원의 긴반지름은 2, 이심률은 0.5 이고 두 원에 모두 접한다. 첫째 점화는 1.000 에서 1.225 로 가속하는 Δv₁ = 0.225, 둘째 점화는 가장 먼 점의 0.408 을 그 자리 원 궤도 속력 0.577 로 올리는 Δv₂ = 0.169 로, 합계는 0.394 이다. r₂ 를 2.0 으로 줄이면 합계가 0.284, 6.0 으로 늘리면 0.499 로, 멀리 갈수록 연료가 더 든다. 두 점화가 모두 진행 방향으로 짧게 이루어져 속력만 바꾸므로, 두 원 궤도 사이를 옮기는 방법 가운데 연료가 가장 적게 드는 경우가 많다.
두 원 궤도 사이를 가장 적은 연료로 옮기는 길은 두 궤도에 함께 닿는 타원의 반 바퀴다. 아래 그림은 반지름 1 인 궤도에서 3 인 궤도로 가는 호만 전이를 실제 케플러 속력으로 재생하는 것으로, 처음 상태에서 우주선은 첫째 점화를 하는 근점에 멈춰 있다. 재생을 누르면 우주선은 엔진을 끈 채 전이 타원의 반 바퀴를 날아가는데, 근점 가까이에서는 빠르고 원점 가까이에서는 느리다. 전이 시간의 절반이 지났을 때 우주선은 이미 반 바퀴 180° 가운데 140° 를 지나 있어서, 나머지 길을 천천히 오른다. 전이에 걸리는 시간은 타원 주기의 절반으로, 이 단위에서 안쪽 원 궤도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의 1.41 배다. 원점에 이르면 둘째 점화가 켜지는데, 이때 바깥 궤도의 목표 천체가 그 자리에 와 있도록 출발 시각을 맞추는 것이 실제 임무의 핵심이다.
연료 예산은 Δv 로 세는데, 아래 막대는 지구에서 이륙해 낮은 궤도에 오르는 데 9.3 km/s, 다른 천체로 가는 전이에 2.4 km/s, 도착해 궤도에 붙잡히는 데 1.0 km/s 로 모두 12.7 km/s 다. 로켓이 낼 수 있는 Δv 는 치올콥스키 로켓 방정식 Δv = ve ln m₀mf 로 정해지며, 여기서 ve 는 배기 가스의 속력, m₀ 와 mf 는 처음과 나중의 질량이다. 처음 값 ve = 4.4 km/s 에서는 질량비가 17.9 로, 출발할 때 질량의 94% 가 연료여야 한다. ve 를 6.0 km/s 로 높이면 질량비 8.3, 연료 88% 로 줄고, 3.0 km/s 로 낮추면 68.9 와 99% 로 커져, 배기 속력이 조금만 줄어도 필요한 연료가 지수적으로 늘어난다. 로켓을 여러 단으로 나누어 빈 연료 통을 버리는 것도 이 방정식의 지수적인 대가를 줄이려는 방법이다.
두 궤도의 반지름 비가 아주 크면 호만 전이보다 나은 길이 있다. 바이일립틱 전이는 먼저 바깥 궤도보다 훨씬 먼 곳까지 올라간 뒤, 그곳의 아주 느린 속력을 작은 점화로 바꾸고 내려오는 방식으로, 모두 세 번 점화한다. 아래 그림에서 처음 값 r₂ / r₁ = 6.0 이면 호만 전이의 Δv 합은 0.499, 바이일립틱은 0.583 으로 호만이 유리하다. 비를 15.0 으로 키우면 호만이 0.536, 바이일립틱이 0.521 로 뒤바뀌며, 그 경계는 약 11.94 다. 다만 바이일립틱은 아주 먼 곳까지 다녀오느라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므로, 실제 임무에서는 연료와 시간을 함께 따져 길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