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변환
극을 단위원 안으로 옮겨 잦아들게 하기
왼쪽은 z 평면이고 ×가 극 한 쌍 z = r·e^(±jθ) 다. 초록 원판이 안정한 단위원 안쪽이고, 그 경계인 원이 안정과 불안정을 가른다. 아래는 그 극이 만드는 이산 응답 x[n] = r^n cos(θn) 의 막대그래프다. 두 슬라이더로 극의 반지름 r 과 각도 θ 를 움직여, 극을 단위원 안으로 끌어와 응답이 0 으로 잦아들게 하라. r 이 거리, θ 가 진동 빠르기다.
z⁻¹ 은 한 칸 지연
z 변환은 이산 신호 x[n] 을 X(z) = Σ x[n] z⁻ⁿ 로 묶는다. 연속의 라플라스가 e^(st) 를 기저로 삼듯, 이산은 zⁿ 을 기저로 삼는다. 핵심 성질은 지연이다. 신호를 한 칸 미루면 x[n−1] ⟷ z⁻¹ X(z), 곧 z⁻¹ 을 한 번 곱하는 것이다. 그래서 차분방정식 y[n] = a·y[n−1] + x[n] 은 z 의 대수식 Y(z)(1 − a z⁻¹) = X(z) 가 되고, 전달함수 H(z) = Y/X = 1/(1 − a z⁻¹) = z/(z − a) 가 나온다. 미분방정식이 s 의 대수가 됐듯, 차분방정식이 z 의 대수가 된 것이다.
극이 정하는 이산 모드
H(z) = z/(z − a) 의 극은 분모를 0 으로 만드는 z = a 다. 이 극이 만드는 자연 응답은 aⁿ, 곧 매 칸 a 를 곱해 나가는 수열이다. 극이 복소수 a = r·e^(jθ) 이면 응답은 rⁿ cos(θn) 꼴이 된다. 반지름 r 은 진폭이 매 칸 곱해지는 비율이라, r < 1 이면 줄고 r > 1 이면 커진다. 각도 θ 는 한 칸마다 도는 위상이라 진동 주파수다. θ 가 0 이면 진동 없는 단순 증감, θ 가 π 에 가까울수록 한 칸마다 부호가 바뀌는 가장 빠른 진동이다. 연속의 e^(σt)cos(ωt) 에서 σ 가 r 로, ω 가 θ 로 옮겨 온 셈이다.
허수축이 단위원이 되다
이산 시스템은 모든 극이 단위원 안(|z| < 1)에 있을 때 안정하다. 극이 하나라도 원 밖이면 그 모드 rⁿ 이 발산하고, 원 위면 사라지지 않고 진동하는 임계다. 연속에서 좌반면이 안정이던 것이 이산에서는 단위원 안으로 바뀐 것이다. 둘은 z = e^(sT) 라는 관계로 이어진다(T 는 표본 간격). s 평면의 허수축 s = jω 를 이 식에 넣으면 z = e^(jωT), 곧 반지름 1 의 단위원이 된다. 좌반면(σ < 0)은 |z| = e^(σT) < 1 이라 원 안으로, 우반면은 원 밖으로 옮겨 간다. 표본화가 s 평면을 감아 단위원에 붙인 것이다. 그래서 D2 에서 본 극 이야기가 이산에서도 그대로, 경계만 직선에서 원으로 바뀌어 되풀이된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극의 반지름 r 을 1 보다 크게 두면 극이 단위원 밖이라 이산 응답 rⁿ 의 진폭이 매 칸 커져 발산했고, r 을 1 아래로 끌어오자 극이 원 안으로 들어와 응답이 0 으로 잦아들었다. r 을 1 에 딱 맞추면 원 위에서 같은 크기로 영원히 진동했다. 각도 θ 를 키울수록 한 칸마다 더 많이 돌아 진동이 빨라졌다. 극의 원점에서의 거리 r 이 잦아드는 속도였고, 각도 θ 가 진동 주파수였다. 연속의 s 평면에서 본 이야기가, 안정의 경계만 허수축에서 단위원으로 바뀐 채 이산에서 그대로 되풀이된 것이다.
이제 이산 신호를 z 의 대수로 다루고 극으로 응답을 읽을 수 있다. 다음 유닛 이산 LTI 시스템에서는 이 도구로 실제 디지털 시스템을 본다. 차분방정식 y[n] = b·x[n] + a·y[n−1] 은 입력 표본과 과거 출력을 섞는 디지털 필터이고, 그 임펄스 응답과의 이산 합성곱이 출력을 만든다. 연속의 합성곱(B 챕터)과 임펄스 응답이, 적분이 합으로 바뀐 채 이산에서 그대로 되살아난다. 극과 영점은 그 디지털 필터가 어떤 주파수를 살리고 죽이는지를 단위원 위에서 곧바로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