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변환
극을 단위원 안으로 옮겨 잦아들게 하기
위 그림이 z 평면이고, 금색 × 두 개가 극 한 쌍 z = r·e^(±jθ), 원점에서 극까지 이은 점선이 반지름 r이다. 초록으로 칠한 원판이 안정한 단위원 안쪽이고, 그 테두리인 단위원이 안정과 불안정을 가른다. 아래 그림은 이 극이 만드는 이산 응답 x[n] = rⁿ cos(θn)을 n = 0부터 22까지 막대로 그린 것이에요. 처음에는 r = 1.12, θ = 0.9 rad라 극이 원 밖에 있고 막대가 칸마다 커져 그림 밖으로 나간다. 반지름 r을 줄여 극을 단위원 안으로 끌어오면 응답이 0으로 잦아들고, 각도 θ를 바꾸면 한 칸마다 도는 양, 곧 진동의 빠르기가 달라져요.
z⁻¹은 한 칸 지연
z 변환은 이산 신호 x[n]을 X(z) = Σ x[n] z⁻ⁿ으로 묶는다. 연속 시간의 라플라스 변환이 e^(st)를 기저로 삼듯이, 이산 시간에서는 zⁿ을 기저로 삼아요. 가장 중요한 성질은 지연이다. 신호를 한 칸 미루면 x[n−1] ⟷ z⁻¹X(z), 곧 z⁻¹을 한 번 곱한 것이 된다. 그래서 차분방정식 y[n] = a·y[n−1] + x[n]은 z의 대수식 Y(z)(1 − a z⁻¹) = X(z)가 되고, 전달함수 H(z) = Y/X = 1/(1 − a z⁻¹) = z/(z − a)가 나온다. 미분방정식이 s의 대수가 되었듯이 차분방정식은 z의 대수가 된다.
극이 정하는 이산 모드
H(z) = z/(z − a)의 극은 분모를 0으로 만드는 z = a다. 이 극이 만드는 자연 응답은 aⁿ, 곧 매 칸 a를 곱해 나가는 수열이다. 극이 복소수 a = r·e^(jθ)이고 켤레 극과 짝을 이루면 응답은 rⁿ cos(θn) 꼴이 돼요. 반지름 r은 진폭이 매 칸 곱해지는 비율이어서 r < 1이면 줄고 r > 1이면 커지며, 각도 θ는 한 칸마다 도는 위상이어서 진동의 빠르기를 정한다. θ가 0이면 진동 없이 단순하게 줄거나 늘고, θ가 π에 가까울수록 한 칸마다 부호가 바뀌는 가장 빠른 진동이 된다. 연속 시간의 e^(σt)cos(ωt)에서 σ가 r = e^(σT)로, ω가 θ = ωT로 옮겨 온 셈이다.
허수축이 단위원이 되다
이산 시스템은 모든 극이 단위원 안(|z| < 1)에 있을 때 안정하다. 극이 하나라도 원 밖에 있으면 그 모드 rⁿ이 발산하고, 원 위에 있으면 사라지지 않고 진동하는 임계 상태가 돼요. 연속 시간에서 좌반면이 안정이던 것이 이산 시간에서는 단위원 안으로 바뀐 것이다. 둘은 z = e^(sT)라는 관계로 이어지는데(T는 표본 간격), s 평면의 허수축 s = jω를 이 식에 넣으면 z = e^(jωT), 곧 반지름 1인 단위원이 된다. 좌반면(σ < 0)은 |z| = e^(σT) < 1이어서 원 안으로, 우반면은 원 밖으로 옮겨 간다. 표본화가 s 평면을 감아 단위원에 붙인 것이고, 그래서 D2 유닛에서 본 극 이야기가 경계만 직선에서 원으로 바뀐 채 이산에서도 되풀이된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첫 화면에서 극의 반지름 r을 1보다 크게 두면 극이 단위원 밖이어서 이산 응답 rⁿ의 진폭이 매 칸 커져 발산했고, r을 1 아래로 끌어오자 극이 원 안으로 들어와 응답이 0으로 잦아들었다. r을 1에 딱 맞추면 원 위에서 같은 크기로 계속 진동했어요. 각도 θ를 키울수록 한 칸마다 더 많이 돌아 진동이 빨라졌다. 원점에서 극까지의 거리 r이 잦아드는 빠르기였고, 각도 θ가 진동의 빠르기였다. 연속 시간의 s 평면에서 본 이야기가, 안정의 경계만 허수축에서 단위원으로 바뀐 채 이산에서 그대로 되풀이된 것이다.
이제 이산 신호를 z의 대수로 다루고 극으로 응답을 읽을 수 있다. 다음 유닛 이산 LTI 시스템에서는 이 도구로 실제 디지털 시스템을 다룬다. 차분방정식 y[n] = b·x[n] + a·y[n−1]은 입력 표본과 과거 출력을 섞는 디지털 필터이고, 그 임펄스 응답과 입력의 이산 합성곱이 출력을 만들어요. 연속 시간의 합성곱(B 챕터)과 임펄스 응답이 적분만 합으로 바뀐 채 이산에서 그대로 살아난다. 극과 영점의 위치를 단위원과 견주어 보면, 그 디지털 필터가 어떤 주파수를 살리고 어떤 주파수를 죽이는지 바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