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의 성질
두 경로가 언제 같아지는가
입력 두 개를 먼저 더해 시스템에 한 번 통과시킨 결과(금색)와, 따로 통과시킨 뒤 나중에 더한 결과(파란 점선)를 비교한다. 비선형 세기 ε 를 줄여 두 경로가 언제 정확히 포개지는지 찾아라.
선형성은 곧 중첩이다
선형 시스템은 두 가지를 지킨다. 입력을 a 배 키우면 출력도 a 배가 되고(동차성), 두 입력을 더해 넣으면 출력도 두 출력의 합이 된다(가산성). 이 둘을 한 줄로 묶으면 S{a·x₁ + b·x₂} = a·S{x₁} + b·S{x₂}. 그래서 어떤 입력이든 조각들의 합으로 쓰면 출력도 같은 조합의 출력 합이 된다. 비선형 항(예: x²)이 끼면 교차항이 생겨 이 등식이 깨진다.
시불변성: 미루면 똑같이 미뤄진다
시불변 시스템은 동작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입력을 t₀ 만큼 미루면 출력도 모양 그대로 t₀ 만큼 미뤄질 뿐이다. 식으로는 x(t) → y(t) 이면 x(t − t₀) → y(t − t₀). 오늘 넣든 내일 넣든 같은 응답이 나오는 시스템이다.
인과성과 LTI
인과 시스템은 출력이 현재와 과거의 입력에만 의존하고 미래 입력은 보지 못한다. 곧 y(t)는 x(τ), τ ≤ t 로만 정해진다.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모든 시스템이 인과적이다. 선형이면서 시불변인 시스템을 LTI 라 부르는데, LTI 는 임펄스 응답 하나로 완전히 정해지고 출력이 합성곱 y = x ∗ h 로 나온다. 다음 장 전체가 이 LTI 위에 선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비선형 세기를 0 으로 줄였을 때 비로소 두 경로가 정확히 포개졌다. 먼저 합치든 나중에 합치든 같다는 그 일치가 바로 중첩이고, 곧 선형성이다. 선형 · 시불변 · 인과는 시스템에 던지는 서로 독립된 세 질문이다. 입력을 합·스케일해도 보존되는가, 미루면 똑같이 미뤄지는가, 미래를 보지 않는가. 선형이면서 시불변이면 그 시스템은 임펄스 응답 하나로 다 말할 수 있는 LTI 가 된다.
선형성과 시불변성을 한 시스템이 모두 가지면 LTI 가 되고, 여기서부터 신호·시스템의 진짜 힘이 나온다. 다음 장 LTI 와 합성곱에서는 LTI 를 단 하나의 신호, 곧 임펄스 응답으로 완전히 포착하고, 임의의 입력에 대한 출력을 합성곱으로 계산한다. 방금 본 중첩이 바로 그 계산을 가능하게 한 열쇠다. 임의 입력을 임펄스들의 합으로 쪼개고, 각 임펄스 응답을 중첩으로 다시 더하는 것이 합성곱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