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도와 라우스 판별법
극을 풀지 않고 안정 판정하기
D4 의 피드백처럼 K/(s(s+1)(s+2)) 에 이득 K 로 단위 피드백을 걸면, 닫힌 루프 특성방정식은 s³ + 3s² + 2s + K = 0 이다. 왼쪽 s 평면의 ×가 그 세 극이고, 초록 좌반면이 안정 영역이다. 오른쪽 표시기에는 그 계수로 세운 라우스 표의 첫 열이 있다. 이득 K 슬라이더를 움직여 보라. K 가 커지면 첫 열의 (6−K)/3 칸이 음수로 바뀌고, 바로 그때 복소 극 한 쌍이 허수축을 넘어 우반면으로 들어간다. 라우스 표만 보고도 극을 풀지 않고 그 경계를 알 수 있다.
안정은 모든 극이 좌반면
D2 에서 보았듯, 시스템이 안정하려면 특성방정식의 모든 근, 곧 모든 극이 좌반면(실수부 음수)에 있어야 한다. 하나라도 우반면에 있으면 그 모드가 발산한다. 그런데 3차만 넘어가도 근을 손으로 푸는 것은 고통스럽고, 차수가 높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행히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근의 정확한 값이 아니라 모두 좌반면에 있는가 하는 예 또는 아니오 한 가지다. 라우스–후르비츠 판별법은 근을 전혀 풀지 않고, 특성방정식의 계수만 조합해 그 답을 준다. 먼저 필요조건 하나. 모든 계수가 존재하고 같은 부호(보통 양수)여야 한다. 계수가 하나라도 빠지거나 부호가 다르면 그것만으로 이미 불안정이다.
라우스 표와 첫 열의 부호
라우스 표는 특성방정식 계수를 두 줄로 번갈아 적는 데서 시작한다. s³ + 3s² + 2s + K 면, s³ 줄에 1 과 2, s² 줄에 3 과 K 를 놓는다. 그 아래 줄부터는 위 두 줄을 2×2 행렬식처럼 엮어 채운다. s¹ 줄의 첫 값은 (3·2 − 1·K)/3 = (6−K)/3, s⁰ 줄은 K 다. 이렇게 만든 표의 첫 열 1, 3, (6−K)/3, K 가 판정의 전부다. 핵심 규칙. 첫 열을 따라 내려가며 부호가 바뀌는 횟수가 우반면 극의 수와 정확히 같다. 부호 변화가 0 이면 우반면 극이 없어 안정, 한 번이면 1 개, 두 번이면 2 개가 우반면에 있다. 이 예에서 (6−K)/3 가 양수, 곧 K < 6 이면 부호 변화가 없어 안정하다.
경계 이득과 설계
첫 열의 한 칸이 정확히 0 이 되는 지점이 안정과 불안정의 경계다. 이 예에서 (6−K)/3 = 0, 곧 K = 6 이 임계 이득이고, 그때 s² 줄과 s⁰ 줄로 보조 방정식 3s² + 6 = 0 을 풀면 s² = −2, 극이 s = ±j√2 에 놓인다. 이것이 시스템이 일정 진폭으로 진동하는 주파수다. 라우스는 단순한 합격·불합격을 넘어, 이렇게 경계 이득과 그때의 진동 주파수까지 손으로 알려 준다. 그래서 제어 설계에서 안전한 이득의 상한을 잡거나, 한 매개변수가 어디까지 변해도 안정한지를 따질 때 곧바로 쓴다. 극을 옮겨 원하는 응답을 만드는 다음 단계의 도구, 근궤적과 보드선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K/(s(s+1)(s+2)) 에 이득 K 로 피드백을 건 닫힌 루프의 특성방정식 s³ + 3s² + 2s + K 를, 극을 풀지 않고 계수만으로 판정했다. 라우스 표 첫 열 1, 3, (6−K)/3, K 에서 부호 변화 수가 우반면 극의 수였다. K 를 키우자 (6−K)/3 가 음수로 바뀌며 부호 변화가 두 번 생겼고, 바로 그때 s 평면의 복소 극 한 쌍이 허수축을 넘어 우반면으로 들어갔다. 경계는 K = 6, 그때 극은 s = ±j√2 였다. 고차 방정식의 근을 일일이 풀지 않고도, 계수의 조합 하나로 안정 여부와 그 경계를 손에 쥔 것이다.
라우스로 한 이득에서 안정한지 아닌지는 가렸지만, 이득을 0 부터 키우는 동안 극이 s 평면에서 어떤 길을 그리며 움직이는지는 보지 못했다. 다음 유닛 근궤적에서는 바로 그 길을 그린다. 이득 K 가 변할 때 닫힌 루프 극이 열린 루프 극에서 출발해 영점으로 향하는 자취를 따라가면, 어디서 허수축을 건너 불안정해지는지, 어떤 K 에서 원하는 감쇠비를 얻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방금 라우스로 구한 경계 K = 6 은, 근궤적이 허수축과 만나는 바로 그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