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어싱
거울에 튕겨 접히는 주파수
표본 속도는 fs = 8로 고정되어 있고, 슬라이더는 진짜 신호의 주파수 f를 바꾼다. 위 그림은 시간 축이다. f가 접는 주파수 fs/2 = 4를 넘으면 빠른 진짜 신호(금색)의 표본을 더 느린 가짜 신호(빨간 점선)가 똑같이 지나가고, 그 가짜의 주파수가 바로 보이는 주파수예요. 처음 f = 6에서는 보이는 주파수가 2다. 아래 그림은 접힘 지도로, 가로가 진짜 주파수, 세로가 보이는 주파수, 빨간 점이 지금 위치다. f를 올리면 보이는 주파수가 4까지 오르다가 도로 내려와 f = 8에서 0이 되고, 다시 오르기를 지그재그로 되풀이한다. 초록으로 칠한 f < 4 구간에서만 보이는 주파수가 진짜와 같아요.
거울에 접히는 주파수
표본만 놓고 보면, 그 점들은 진짜 주파수 f의 사인으로도, fs − f, fs + f, 2fs − f 같은 무수히 많은 다른 사인으로도 똑같이 설명된다. 표본으로는 이들을 구별할 수 없고, 복원할 때는 그중 가장 낮은 주파수, 곧 0과 fs/2 사이에 떨어지는 것이 택해져요. 그래서 진짜 주파수 f를 0부터 올리면 보이는 주파수는 fs/2까지 똑바로 오르다가 fs/2를 거울 삼아 도로 내려와 fs에서 0이 되고, 다시 오르기를 되풀이한다. 식으로는 보이는 주파수 = |f − fs·round(f/fs)|인 삼각파이고, 첫 화면의 접힘 지도가 바로 이 삼각파다.
바퀴, 사진, 소리 속의 접힘
에일리어싱은 표본화가 일어나는 곳이면 어디서든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영화 카메라는 초당 24장(fs = 24)을 찍으므로, 바퀴살이 한 자리를 지나는 횟수가 초당 12번(fs/2)을 넘으면 그 움직임이 접혀 천천히 돌거나 거꾸로 도는 것처럼 보여요.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화소 간격으로 빛을 표본화하므로, 그보다 촘촘한 줄무늬 옷이나 격자는 굵은 물결무늬(모아레)로 접힌다. 오디오를 fs로 표본화할 때 fs/2 위의 소리는 엉뚱한 음정으로 접혀 들어와 귀에 거슬리는 잡음이 된다. 셋 다 fs/2라는 같은 거울에서 일어나는 같은 현상이다.
거울 앞을 지키는 필터
한번 접힌 가짜는 진짜와 똑같은 표본을 만들기 때문에, 표본을 뜬 뒤에는 둘을 되돌려 가를 방법이 없다. 그러니 접히기 전에 막아야 하고, 그래서 표본을 뜨기 직전에 fs/2 위의 성분을 미리 깎아 내는 저역통과 필터, 곧 안티에일리어싱 필터를 둔다. 거울에 비칠 것을 거울 앞에서 미리 치워 접혀 들어올 주파수 자체를 없애는 셈이에요. 영화에서는 셔터가 열린 동안의 움직임을 뭉개는 모션 블러가, 카메라에서는 센서 앞의 광학 저역통과 필터가, 오디오에서는 ADC 앞단의 아날로그 필터가 같은 일을 한다. 표본 속도를 충분히 높이는 것, 높일 수 없다면 fs/2 위를 먼저 버리는 것, 에일리어싱을 막는 길은 이 두 가지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첫 화면에서는 표본 속도 fs = 8을 고정하고 진짜 주파수 f만 올렸다. f가 접는 주파수 4보다 낮을 때는 보이는 주파수가 진짜와 같았지만, 4를 넘는 순간 거울에 튕겨 보이는 주파수가 도로 내려왔어요. 빠른 진짜 신호의 표본을 더 느린 가짜가 똑같이 지났고, 표본만으로는 둘을 가를 수 없었다. f를 더 올려도 보이는 주파수는 0과 4 사이를 삼각파로 오갈 뿐이었다. 바퀴가 거꾸로 돌고, 사진에 물결이 일고, 소리가 음정을 잃는 것이 모두 이 한 거울에서 일어난다. 진짜 주파수가 fs/2를 넘느냐가, 보이는 것이 진실이냐 환영이냐를 갈랐다.
지금까지는 표본을 시간 위의 점으로만 보았다. 이제 그 점들의 수열 자체를 하나의 대상으로 다루는 도구가 필요하다. 다음 유닛 z 변환은 이산 신호를 위한 라플라스 변환이에요. 한 칸 지연을 z⁻¹이라는 기호로 묶어, 이산 신호와 차분방정식을 z의 대수로 바꾼다. 연속 시간에서 s 평면과 극이 응답을 정했듯이 이산 시간에서는 z 평면과 그 위의 극이 같은 일을 하는데, 안정의 경계가 허수축이 아니라 단위원이 된다. 그 차이는 표본화가 z = esT로 s 평면을 z 평면에 감아 붙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