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어싱
거울에 튕겨 접히는 주파수
표본 속도 fs 는 고정이고, 슬라이더로 진짜 신호의 주파수 f 를 올린다. 위는 시간 축이다. f 가 접는 주파수 fs/2 를 넘으면, 빠른 진짜 신호(금색)의 표본을 더 느린 가짜 신호(빨강)가 똑같이 지난다. 그 가짜의 주파수가 보이는 주파수다. 아래는 접힘 지도다. f 를 올리면 보이는 주파수가 fs/2 까지 올랐다가 도로 내려오고, 다시 오르기를 지그재그로 반복한다. f 를 fs/2 아래로 두면 보이는 것이 진짜와 같아진다.
거울에 접히는 주파수
표본을 뜨면 그 주파수의 진동을 진짜 f 의 사인으로도, fs−f, fs+f, 2fs−f, 같은 무수히 많은 다른 사인으로도 똑같이 설명할 수 있다. 표본은 이들을 구별하지 못한다. 사람은 그중 가장 낮은 주파수, 곧 fs/2 아래에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래서 진짜 주파수 f 를 0 부터 올리면 보이는 주파수는 fs/2 까지 똑바로 오르다가, fs/2 를 거울 삼아 도로 0 으로 내려오고, fs 에서 다시 오르기를 반복한다. 보이는 주파수 = |f − fs·round(f/fs)| 라는 삼각파다. 첫 화면의 접힘 지도가 바로 이 삼각파다.
바퀴, 사진, 소리 속의 접힘
에일리어싱은 표본화하는 곳이면 어디든 같은 얼굴로 나타난다. 영화 카메라는 1초에 24장(fs=24)을 찍으니 그보다 빨리 도는 마차 바퀴살은 접혀, 천천히 돌거나 거꾸로 도는 것처럼 보인다.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화소 간격으로 빛을 표본하니, 그보다 촘촘한 줄무늬 옷이나 격자는 굵은 물결무늬(모아레)로 접힌다. 오디오를 fs 로 표본할 때 fs/2 위의 소리는 엉뚱한 음정으로 접혀 들어와 귀에 거슬리는 금속성 잡음을 만든다. 셋 다 fs/2 라는 같은 거울에서 일어나는 같은 현상이다.
거울 앞을 지키는 필터
한번 접힌 가짜는 진짜와 똑같은 표본을 만들기 때문에, 표본을 뜬 뒤에는 둘을 결코 되돌려 가를 수 없다. 그러니 접히기 전에 막아야 한다. 그래서 표본을 뜨기 직전, fs/2 위의 모든 성분을 미리 깎아 내는 저역통과 필터를 둔다. 이것이 반엘리어싱 필터다. 거울에 비칠 것을 거울 앞에서 미리 치워, 접혀 들어올 주파수 자체를 없앤다. 영화는 셔터가 열린 동안의 움직임을 뭉개는 모션 블러가, 카메라는 센서 앞의 광학 저역통과 필터가, 오디오는 ADC 앞단의 아날로그 필터가 같은 일을 한다. 표본 속도를 충분히 높이거나, 높일 수 없으면 fs/2 위를 먼저 버리는 것, 이 둘이 에일리어싱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표본 속도 fs 를 고정하고 진짜 주파수 f 만 올렸다. f 가 접는 주파수 fs/2 아래일 때는 보이는 주파수가 진짜와 같았지만, fs/2 를 넘는 순간 거울에 튕겨 보이는 주파수가 도로 내려왔다. 빠른 진짜 신호의 표본을 더 느린 가짜가 똑같이 지났고, 표본만으로는 둘을 가를 수 없었다. f 를 더 올려도 보이는 주파수는 0 과 fs/2 사이를 삼각파로 오갈 뿐이었다. 바퀴가 거꾸로 돌고, 사진에 물결이 일고, 소리가 음정을 잃는 것이 모두 이 한 거울에서 일어났다. fs/2 위를 넘느냐가, 보이는 것이 진실이냐 환영이냐를 갈랐다.
여기까지 표본을 시간 위의 점으로만 보았다. 이제 그 점들의 수열 자체를 하나의 변수로 다루는 도구가 필요하다. 다음 유닛 z 변환은 이산 신호의 라플라스 변환이다. 한 칸 지연을 z⁻¹ 이라는 기호로 묶어, 이산 신호와 차분방정식을 z 의 대수로 바꾼다. 연속에서 s 평면과 극이 응답을 정했듯, 이산에서는 z 평면과 그 위의 극이 같은 일을 한다. 다만 안정의 경계가 허수축이 아니라 단위원이 되는데, 그 변화가 바로 표본화가 s 평면을 z 평면으로 감아 붙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