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계전·차단: 가까운 계전기가 먼저 끊는다
고장전류를 끌어 두 계전기를 보라
두 곡선은 시간-전류 특성이다. 아래(금색)는 고장에 가까운 하류 계전기, 위(파랑)는 상류 후비 계전기다. 손잡이를 끌어 고장전류를 키워라. 둘 다 더 빨리 동작하지만, 가까운 계전기가 늘 먼저: 그 시간 차가 협조 시간이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차단기가 고장 구간만 끊는다.
전류가 클수록 빨리: 반한시
과전류 계전기는 동작시간이 전류에 반비례하듯 줄어드는 반한시 특성을 가진다. t = TMS · k / ((I/Is)^α − 1) 꼴로, 정정값 Is를 살짝 넘는 작은 과부하에는 여유를 두고 천천히, Is의 여러 배에 이르는 큰 단락에는 거의 즉시 동작한다. 가벼운 과부하는 잠깐 견디고 위험한 고장만 빠르게 끊으려는 것이다. 작은 사고에 곧장 끊으면 불필요한 정전이 잦아진다.
선택성 · 가까운 것이 먼저
여러 계전기가 직렬로 늘어선 선로에서, 각 계전기의 시간-전류 곡선을 협조 시간(보통 0.3초 안팎)만큼 띄워 쌓는다. 그러면 같은 고장전류를 보더라도 고장에 가장 가까운 하류 계전기가 가장 빨리 동작해 먼저 끊고, 상류 계전기는 그만큼 늦게 동작한다. 가까운 차단기가 제대로 끊으면 상류는 가만히 있다가, 혹 그 차단기가 실패하면 협조 시간 뒤에 상류가 후비로 끊는다. 이렇게 고장 구간만 떼어 내고 나머지는 살아 있게 하는 것이 선택성이며, C5에서 본 배전 신뢰도의 바탕이다.
계전기는 판단, 차단기는 손
계전기는 전류와 전압을 재서 고장인지 판단하는 두뇌이고, 차단기는 그 신호를 받아 실제로 회로를 끊는 손이다. 차단기가 접점을 열면 그 틈에 아크가 생기는데, 진공·SF6 가스·기름 같은 소호 매질로 아크를 빠르게 식혀 전류 영점에서 끊는다. 고장 발생부터 차단까지는 수 사이클, 곧 수십 밀리초 안에 끝나야 한다. 더 늦으면 큰 고장전류가 설비를 태우고, 발전기들이 동기를 잃어 계통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고장전류를 키우자 두 곡선의 동작시간이 모두 짧아졌지만, 금색 가까운 계전기가 파랑 후비 계전기보다 늘 먼저였고 그 사이의 협조 시간은 유지되었다. 이 시간 간격이 바로 가장 가까운 차단기가 고장 구간만 끊고 나머지를 살리는 선택성의 비결이다. D3에서 구한 고장전류가 여기서 계전기를 움직이는 입력이 되었고, 그 결과 C5에서 본 "고장 구간만 정전"이 실제로 일어난다. 보호란 결국, 옳은 차단기를 옳은 시각에 여는 일이다.
여기까지 전력을 만들고 보내고 지키는 길을 보았다. 대부분 거대한 동기발전기를 돌리는 화력·수력·원자력을 전제로. 마지막 섹션 E는 그 전제가 바뀌는 곳이다. 다음 유닛(PW-E1)은 태양광·풍력의 계통연계를 본다. 직류나 가변 주파수로 나오는 신재생 출력을 인버터가 계통 주파수·전압에 맞춰 밀어 넣는데, 햇빛과 바람의 간헐성과 회전 관성의 부족이 안정도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