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 방식: 신뢰도를 전선으로 산다
배전망을 바꿔 정전 범위 보기
같은 고장 지점 하나(빨간 표시)를 두고 배전망을 바꾼다. 방사상에서는 고장 하류가 모두 어두워지고, 환상에서는 반대편에서 역송전해 고장 구간 하나만 끊기며, 네트워크에서는 자동 우회로 아무도 정전되지 않아요. 밝은 점이 전기를 받는 수용가다.
방사상 · 단순하고 싸다
변전소에서 한 방향으로만 가지를 뻗어 수용가에 닿는 방식이다. 전선이 가장 적게 들어 싸고 보호 협조도 단순하지만, 어느 한 지점이 고장 나면 그 아래로 이어진 수용가가 모두 정전된다. 부하 밀도가 낮은 농어촌이나 신뢰도 요구가 크지 않은 곳에서 널리 써요.
환상 · 두 번째 길을 연다
방사상 선로의 양 끝을 이어 고리로 만들면 모든 수용가에 좌우 두 방향의 길이 생긴다. 평소에는 한 지점을 상시 개방해 두었다가, 고장이 나면 고장 구간만 양쪽에서 끊고 개방점을 닫아 반대 방향에서 전기를 보내므로, 정전은 고장 구간에 갇히고 나머지 수용가는 곧 복구돼요. 전선과 개폐기가 더 들지만 신뢰도가 크게 올라 도심 배전에서 흔히 쓴다.
네트워크 · 그물로 무정전
여러 변전소에서 여러 경로로 수용가를 그물처럼 묶는 방식이다. 어느 한 경로가 고장 나도 나머지 경로가 곧바로 부하를 떠받쳐 정전이 거의 없지만, 전선 · 보호 · 운영이 가장 복잡하고 비싸서 대도시 중심부나 병원 · 데이터센터처럼 정전을 견디기 어려운 중요 부하에 써요. 한편 수용가 인입은 단상 2선식(가정의 조명 · 콘센트), 삼상 3선식(동력), 삼상 4선식(단상과 삼상을 함께 쓰는 건물)으로 갈라지는데, 우리나라의 삼상 4선식 380/220 V는 선과 선 사이에서 380 V 삼상을, 선과 중성선 사이에서 220 V 단상을 함께 낸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고장은 같은 한 지점이었는데 방사상에서는 하류 절반이 어두워지고, 환상에서는 한 구간만, 네트워크에서는 아무도 정전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고장이 아니라 전기가 돌아갈 다른 길이 있느냐였어요. 길을 하나 더 열 때마다 단일 고장의 피해는 줄지만 전선과 개폐기 값은 오르니, 배전 설계란 결국 그 지역에 필요한 신뢰도를 얼마의 비용으로 살지를 정하는 일이다.
여기까지 송전과 배전, 곧 전기를 보내고 나누는 길을 살폈다. 다음 섹션 D에서는 그 길 위로 전력이 실제로 어떻게 흐르고, 무엇이 잘못될 때 어떻게 지키는지를 다뤄요. 첫 유닛(PW-D1)은 조류(전력 흐름)로, 각 모선의 전압 크기와 위상이 정해지면 선로마다 흐르는 유효 · 무효 전력이 따라 정해지는데 그 흐름이 위상차에 따라 어떻게 밀려가는지를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