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기의 기동과 속도제어
전압은 그대로 두고 주파수만 낮추면 자속은
고정자 자속은 전압을 주파수로 나눈 값에 비례하고, 식으로는 Φ ∝ V/f로 쓴다. 전압을 그대로 둔 채 주파수를 낮추면 자속이 어느 쪽으로 가는지, 빨간 띠로 칠한 포화 영역까지 닿는지를 먼저 예측하고 나서 주파수 슬라이더를 움직여 확인해요.
속도의 세 손잡이
회전자 속도는 N = (1 - s)·120f/P다. 이 식에서 속도를 움직일 수 있는 손잡이는 슬립 s, 주파수 f, 극수 P 셋뿐이다. 슬립 제어는 고정자 전압을 낮추거나 권선형 회전자에 저항을 넣는 방법이라 간단하지만, 같은 토크에서 회전자 동손이 슬립에 비례해 늘어 효율이 떨어지고 조절 범위도 좁아요. 극수 제어는 권선 연결을 바꿔 극수를 바꾸므로 2:1 같은 몇 단계로만 띄엄띄엄 움직인다. 주파수 제어는 넓고 연속적이어서 오늘날 가변속 구동의 중심이 됐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붙는다.
주파수를 바꾸면 전압도 따라가야 한다
고정자 전압은 유기기전력과 거의 같아서 V ≈ 4.44 f N1 Φ로 쓸 수 있고, 이를 자속에 대해 풀면 Φ ∝ V/f가 나온다. 전압을 그대로 두고 주파수만 낮추면 자속이 커져 철심이 포화하고 여자 전류가 급격히 늘어 과열하기 때문에, 전압을 주파수에 비례해 낮춰 V/f를 일정하게 유지해요. 그러면 자속이 일정해 같은 전류로 같은 토크를 낼 수 있으니, 정격 주파수 아래 범위를 정토크 영역이라 부른다. 다만 주파수가 아주 낮으면 고정자 저항의 전압 강하가 상대적으로 커져 자속이 모자라므로, 그 구간에서는 전압을 조금 더 얹어 보상해요. 정격 주파수 위로는 전원 전압을 더 올릴 수 없어 자속이 주파수에 반비례해 줄고, 토크는 줄어도 출력은 거의 일정한 정출력(약계자) 영역이 된다.
기동 전류는 누르고, 기동 토크는 살린다
정지 상태에서 곧바로 전전압을 걸면 슬립이 1이라 회전자 쪽 임피던스가 가장 작고, 기동 전류가 정격의 다섯에서 일곱 배까지 치솟는다. Y-Δ 기동은 처음에 권선을 Y로 이어 각 상에 걸리는 전압을 1/√3로 낮추므로, 선전류와 기동 토크가 모두 전전압 직입 기동의 1/3로 줄고, 속도가 오르면 Δ로 바꿔 정상 운전에 들어간다. 토크도 전류와 함께 줄기 때문에 가벼운 부하를 건 채 기동할 때 알맞아요. 리액터 기동이나 기동보상기(단권변압기)는 고정자에 걸리는 전압을 낮춰 전류를 줄이는데, 토크는 그 전압의 제곱에 비례해 줄어든다. 권선형은 외부 저항으로 비례추이를 이용해 기동 전류를 낮추면서도 기동 토크는 오히려 키운다. 인버터 구동은 낮은 주파수에서 V/f를 지키며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므로, 처음부터 슬립이 작아 기동 전류를 정격 가까이로 묶어 둘 수 있어요.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전압을 그대로 둔 채 주파수를 절반으로 낮추자 자속은 2배로 부풀어 포화 영역으로 들어갔다. 고정자 전압이 V ≈ 4.44 f N1 Φ로 주파수와 자속의 곱에 비례하니 자속은 Φ ∝ V/f를 따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주파수로 속도를 바꿀 때는 전압을 주파수에 맞춰 함께 낮춰 V/f를 일정하게, 곧 자속을 일정하게 지켜요. 이렇게 하면 정격 주파수 아래에서는 정토크로, 위에서는 정출력으로 토크-속도 곡선을 통째로 옆으로 옮길 수 있다. 기동도 같은 줄기에 있어서, 전전압 직입의 큰 기동 전류를 Y-Δ로 1/3까지 낮추거나 리액터로 전압을 깎거나 권선형 저항으로 비례추이를 쓰거나, 인버터로 낮은 주파수에서도 V/f를 지키며 다스려요. 회전자계에서 시작한 유도기 이야기는 이렇게 속도와 기동을 다룰 줄 아는 기계로 끝난다.
여기까지가 유도기다. 삼상 전류가 회전 자기장을 만들고(C1), 회전자가 그 자기장을 슬립만큼 뒤처져 쫓으며(C2), 그 슬립이 등가회로의 R2/s 한 항에 담기고(C3), 토크가 슬립을 따라 산을 그리며(C4), 주파수와 전압으로 그 산을 옮겨 기동과 속도를 다스렸어요(C5). 다음 묶음 D는 회전자가 정확히 동기속도로 도는 동기기다. 슬립이 0인 기계가 어떻게 토크를 내고, 왜 역률까지 조절할 수 있는지로 넘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