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선과 특성 임피던스
부하를 맞춰 반사 없애기
왼쪽에서 보낸 전압 파동이 전송선을 따라 오른쪽 부하로 달리고, 옅은 두 선은 파동이 출렁이는 폭의 테두리를 나타낸다. 슬라이더로 부하 임피던스 Z_L을 특성 임피던스 Z₀에서 멀리 두면 파동 일부가 되돌아와 앞으로 가는 파동과 겹치고, 테두리가 불룩한 곳과 잘록한 곳이 번갈아 생기는 정재파가 된다. Z_L을 Z₀에 맞추면 부하가 초록으로 바뀌며 반사가 0이 되고 테두리가 곧게 펴져요. 반사가 사라지는 조건이 이 강의 질문이다.
회로가 아니라 파동
스위치를 켜면 전압이 회로 전체에 한꺼번에 걸린다고 보는 것은 선이 신호의 파장보다 훨씬 짧을 때의 이야기다. 휴대전화 기판의 고주파 신호나 방송 안테나로 가는 긴 급전선처럼 선의 길이가 파장에 견줄 만해지면, 전압과 전류가 더 이상 한 덩어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쪽 끝의 변화가 빛보다 다소 느린 속력으로 선을 따라 번져 나가므로, 같은 순간에도 선의 자리마다 전압이 달라요. 이렇게 다뤄야 하는 선을 전송선이라 부른다. 선 길이가 파장의 십분의 일쯤을 넘으면 이 효과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 흔히 쓰는 기준이다.
분포된 L과 C, 그리고 Z₀
전송선의 두 도체는 단위 길이마다 인덕턴스 L과 커패시턴스 C를 지닌다. 도체에 전류가 흐르면 둘레에 자기장이 생겨 인덕턴스가 되고, 두 도체 사이에 전압이 걸리면 전기장이 생겨 커패시턴스가 된다. 작은 L과 C가 사다리처럼 끝없이 이어진 모양이라 파동을 실어 나를 수 있고, 손실이 없을 때 파동의 속력은 v = 1/√(LC), 전압과 전류의 비는 특성 임피던스 Z₀ = √(L/C)다. Z₀은 선의 굵기와 간격, 사이를 채운 물질로 정해지며 선의 길이와는 상관이 없어요. 동축 케이블은 보통 50Ω이고 텔레비전 안테나선 같은 방송용은 75Ω인데, 공기를 채운 동축선에서 손실이 가장 작은 값과 견디는 전력이 가장 큰 값 사이를 절충한 것이 앞의 값이고 손실을 줄이는 쪽으로 고른 것이 뒤의 값이다.
반사계수 Γ
파동이 선 끝의 부하에 닿으면, 부하 양 끝의 전압과 전류의 비는 부하가 정하는 Z_L이어야 한다. 들어온 파동만으로는 그 비가 Z₀이므로, Z_L이 Z₀과 같으면 파동은 선이 끝없이 이어진 것처럼 전부 흡수된다. 이것이 정합이에요. Z_L이 Z₀과 다르면 들어온 파동 하나로는 그 조건을 채울 수 없어 되돌아가는 파동이 함께 생기고, 들어온 파동에 대한 그 비율이 반사계수 Γ = (Z_L − Z₀)/(Z_L + Z₀)다. 부하가 열려 있으면(Z_L = ∞) Γ = +1, 단락되면(Z_L = 0) Γ = −1로, 어느 쪽이든 파동이 통째로 되튄다. 열린 끝에서는 전압이 같은 부호로, 단락된 끝에서는 뒤집힌 부호로 돌아온다.
정재파
앞으로 가는 파동과 반사되어 돌아오는 파동이 겹치면 정재파가 생긴다. 선을 따라 늘 크게 출렁이는 곳(배)과 거의 움직이지 않는 곳(마디)이 사분의 일 파장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무늬다. 이 무늬가 얼마나 울퉁불퉁한지를 정재파비 SWR = (1 + |Γ|)/(1 − |Γ|)로 재며, 완벽히 정합되면 Γ = 0, SWR = 1로 무늬 없이 매끈하고 보낸 전력이 모두 부하로 들어가요. 저항 부하라면 SWR은 Z_L과 Z₀ 가운데 큰 쪽을 작은 쪽으로 나눈 값과 같다. 반사가 클수록 SWR이 커지고 되돌아온 전력이 송신기를 데우거나 신호를 일그러뜨리기 때문에, 고주파 설계는 늘 정합을 목표로 삼는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첫 화면에서 부하 Z_L을 특성 임피던스 Z₀에서 멀리 둘수록 앞으로 가는 파동과 되돌아온 파동이 겹쳐 정재파의 배와 마디가 또렷했다. Z_L을 Z₀에 맞추는 순간 반사계수 Γ가 0이 되며 무늬가 사라지고 파동이 매끈하게 흘렀어요. 전송선 위에서 전압과 전류는 파동이고, 그 비가 Z₀ = √(L/C)다. 부하가 이 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반사가 없고, 어긋나면 Γ = (Z_L − Z₀)/(Z_L + Z₀)만큼 되돌아온다. 정합은 보낸 전력을 남김없이 부하에 넘기는 길이다.
부하마다 반사계수 Γ를 손으로 계산하는 대신, 모든 임피던스와 반사를 원판 한 장 위에 펼쳐 한눈에 읽는 도구가 있다. 다음 강(EM-27)에서는 그 스미스 차트를 다룬다. 복소 임피던스가 원과 호로 그려지고, 선을 따라 부하에서 멀어지면 점이 원을 따라 도는 그 지도를 익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