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면 반사와 투과
입사각을 키워 전반사 보기
아래쪽 유리(n = 1.5)에서 위쪽 공기(n = 1.0)로 빛이 나아가는 그림이다. 하늘색이 들어오는 빛, 금색이 반사광, 초록이 굴절광이고, 입사각을 키우면 초록 굴절광이 점점 경계면 쪽으로 눕는다. 입사각이 약 41.8°를 넘으면 굴절광이 사라지고 빛이 통째로 되튀어요. 그림의 화살표는 길이가 늘 같지만, 실제로는 임계각에 가까워질수록 반사되는 몫이 커지다가 임계각에서 전부가 된다. 그 임계각이 어디서 오는지가 이 강의 질문이다.
경계에서 빛이 갈라진다
빛이 공기에서 유리로, 또는 물에서 공기로 넘어가듯 두 매질의 경계에 닿으면 한 줄기가 두 줄기로 갈라진다. 일부는 튕겨 나오는 반사광이 되고 일부는 꺾여 들어가는 굴절광이 되며, 흡수가 없다면 두 빛이 나눠 가진 에너지를 더하면 처음 빛의 에너지와 같아요. 거울이 상을 비추고 유리창에 내 모습이 어렴풋이 비치는 것은 반사 때문이고, 물속의 빨대가 꺾여 보이는 것은 굴절 때문이다. 나눠 가지는 몫은 입사각과 편파에 따라 달라서, 유리창을 정면으로 볼 때는 빛이 거의 다 지나가지만 비스듬히 볼수록 반사가 강해진다.
굴절률과 느려지는 빛
빛은 진공에서 가장 빠르고 매질 속에서는 느려진다. 얼마나 느려지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굴절률 n이고, 매질 속 속력은 v = c/n이다. 유리의 굴절률은 약 1.5라서 유리 속 빛은 c의 3분의 2 속력으로 간다. 비자성 매질에서는 굴절률이 비유전율 ε_r의 제곱근과 같은데, 여기서 ε_r는 빛의 진동수에서 잰 값이라 물처럼 정지한 전기장에서 잰 유전율과 굴절률이 크게 어긋나는 물질도 있어요. 경계를 지나도 진동수는 그대로이고 속력만 줄어 파장이 짧아지는데, 매질마다 빛이 느려지는 정도가 다르다는 바로 이 차이가 빛이 꺾이는 까닭이다.
스넬의 법칙
굴절각은 스넬의 법칙 n₁ sinθ₁ = n₂ sinθ₂를 따른다. 빛이 빽빽한 매질(큰 n)에서 성긴 매질(작은 n)로 가면 법선에서 멀어지게 꺾이고, 반대 방향이면 법선 쪽으로 꺾인다. 반사광은 더 단순해서 반사각이 늘 입사각과 같다(θ_r = θ₁). 이런 규칙이 나오는 까닭은 경계면을 따라 입사파와 투과파의 마루가 발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에요. 매질마다 파장이 다르므로 경계면 위의 마루 간격을 똑같이 맞추려면 각도가 정확히 스넬의 법칙대로 바뀌어야 한다.
전반사
빽빽한 매질에서 성긴 매질로 갈 때는 입사각을 키우면 굴절각이 그보다 더 빨리 커져 먼저 90°에 이른다. 그 순간의 입사각이 임계각 θ_c이고 sinθ_c = n₂/n₁이다. 입사각이 임계각을 넘으면 스넬의 법칙은 sinθ₂ > 1을 요구하는데 그런 각은 없으니, 빛은 투과하지 못하고 모두 반사된다. 이것이 전반사예요. 이때도 경계 너머로 파장 정도 깊이까지 스며드는 소멸파가 있어서, 그 거리 안에 다른 유리를 가져다 대면 빛 일부가 건너간다. 광섬유가 빛을 가두어 멀리 보내는 것과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것은 전반사 덕분이고, 사막의 신기루는 온도에 따라 굴절률이 조금씩 다른 공기층에서 빛이 서서히 휘어 되돌아오는 현상이라 한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전반사와는 조금 다르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첫 화면에서 입사각을 키울수록 초록 굴절광은 경계면 쪽으로 점점 누웠고, 어느 각을 넘자 사라지면서 빛이 통째로 금색 반사광으로 돌아갔다. 그 각이 임계각 θ_c, 곧 sinθ_c = n₂/n₁을 만족하는 각이에요. 그보다 작은 각에서는 스넬의 법칙 n₁ sinθ₁ = n₂ sinθ₂가 굴절각을 정했고, 반사각은 늘 입사각과 같았다. 빛이 매질마다 다른 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경계에서 갈라지고 꺾인다.
지금까지는 빛이 자유롭게 퍼지는 파동이었다. 다음 강(EM-26)부터는 전자기파를 두 도체 사이에 가두어 한 방향으로 보내는 전송선을 다룬다. 케이블 속에서 전압과 전류가 파동으로 달리고, 특성 임피던스라는 새로운 양이 등장하며, 고주파 신호가 회로를 어떻게 지나가는지로 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