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에너지
장을 세게 해 에너지를 본다
금색 나선이 코일이고, 그 속을 채운 빛의 밝기가 에너지 밀도를 나타낸다. 슬라이더로 코일 속 자기장을 세게 하면 하늘색 자속선이 밝아지고 속을 채운 빛은 그보다 가파르게 밝아진다. 장을 두 배로 하면 에너지가 몇 배가 되는지 표시기의 백분율로 확인할 수 있어요.
에너지는 어디에 있나
코일의 전류를 키우면 에너지가 저장된다(EM-17). 그런데 그 에너지는 어디에 있을까. 전류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깊은 답은 코일이 만든 자기장 자체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전류를 갑자기 끊으면 자기장이 무너지면서 그 에너지가 높은 역기전력과 불꽃으로 한꺼번에 풀려나는데, 코일이 달린 회로의 스위치를 끌 때 불꽃이 튀는 까닭이다. 자기 에너지는 장이 펼쳐진 공간 곳곳에 퍼져 있어요.
에너지밀도 u=B²/2μ
자기장이 있는 공간에서 한 점의 단위 부피당 에너지를 에너지 밀도라 하고, u = B²/(2μ)로 적는다. 핵심은 장의 제곱, 곧 B²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장을 두 배로 하면 에너지 밀도는 네 배가 되므로, 장이 조금만 세져도 에너지는 가파르게 늘어난다. 정전에너지의 u = ½εE²와 꼭 닮은 꼴이고, 첫 화면에서 코일 속 빛이 자속선보다 빠르게 밝아진 것이 바로 이 관계예요.
장이 센 곳에 몰린다
에너지 밀도가 B²에 비례하므로 에너지는 장이 센 곳에 몰린다. 긴 솔레노이드는 속의 자기장이 고르고 밖은 약하므로 에너지가 거의 다 코일 안에 갇힌다. 같은 B라도 투자율 μ가 큰 철심 속은 에너지 밀도가 작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래서 에너지를 담아야 하는 인덕터는 철심에 얇은 공기 틈을 두어 그 틈에 에너지를 모으고, 철심은 자기선속을 좁은 길로 모아 이끄는 일을 맡는다. 자기장 지도만 있으면 에너지가 어디에 얼마나 쌓였는지 곧바로 읽을 수 있어요.
코일 에너지 = 장 에너지
두 관점이 여기서 만난다. 회로 관점의 코일 에너지 U = ½LI²와, 장 관점의 에너지 밀도를 부피에 걸쳐 적분한 ∫u dV는 정확히 같은 값이다. 솔레노이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u = B²/(2μ)에 B = μnI와 부피 Al을 넣으면 ½LI²가 그대로 나온다. 같은 에너지를 전류로 세든 장으로 세든 답은 하나다. 에너지가 장에 깃든다는 이 관점은 정전에너지에서 보았듯 전자기파가 빈 공간으로 에너지를 실어 나르는 이유로 이어져요.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첫 화면에서 자기장을 세게 하자 코일 속 빛이 가파르게 밝아졌고, 장을 두 배로 하면 네 배 밝아졌다. 에너지 밀도가 u = B²/(2μ)로 장의 제곱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 빛은 곧 공간에 퍼진 에너지였다. 에너지를 품고 있던 것은 전류가 아니라 자기장이었고, 코일에 모은 ½LI²도 부피마다의 B²/(2μ)를 모두 더한 값과 정확히 같아요.
이로써 정자기의 일곱 유닛을 마쳤다. 비오-사바르에서 앙페르, 로런츠 힘, 인덕턴스, 자성체, 자기 에너지까지 이어진 변하지 않는 전류의 세계다. 지금까지 정전기와 정자기는 서로 떨어져 있었지만, 장이 시간에 따라 변하면 둘이 얽히기 시작한다. 다음 블록의 첫 유닛은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드는 패러데이 법칙(EM-20)이다. 에너지가 장에 깃든다는 관점은 전자기파의 포인팅 벡터(EM-24)에서 정점에 이르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