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에너지
장을 세게 해 에너지 보기
축전기 사이 전기장을 슬라이더로 세게 해 보라. 틈을 채운 빛(에너지밀도)이 어떻게 밝아지나. 장을 두 배로 하면 에너지는 몇 배가 되나.
에너지는 어디에 있나
축전기를 충전하면 에너지가 저장된다(EM-11). 그런데 그 에너지는 어디에 있을까. 전하 위에 있는 것 같지만, 더 깊은 답은 전기장 자체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전하를 떼어 멀리 보내도, 공간에 전기장이 남아 있는 한 에너지도 거기 남는다. 정전에너지는 장이 펼쳐진 공간 곳곳에 퍼져 있다.
에너지밀도 u=½εE²
전기장이 있는 공간 한 점의 단위 부피당 에너지를 에너지밀도 u라 한다. u = ½εE²다. 핵심은 장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장을 두 배로 하면 에너지밀도는 네 배가 된다. 그래서 장이 조금만 세져도 에너지는 가파르게 늘어난다. 첫 화면에서 틈의 빛이 E²로 밝아진 것이 바로 이 관계다.
장이 센 곳에 몰린다
에너지밀도가 E²에 비례하니, 에너지는 장이 센 곳에 몰린다. 평행판 축전기는 장이 균일해 틈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만, 점전하 둘레에서는 E가 1/r²이라 에너지밀도가 1/r⁴로, 전하 바로 근처에 압도적으로 집중된다. 전기장 지도만 있으면 에너지가 어디에 얼마나 쌓였는지 곧장 읽을 수 있다.
축전기 에너지 = 장 에너지
두 관점이 만난다. 회로 관점의 축전기 에너지 U = ½CV²와, 장 관점의 에너지밀도를 부피에 적분한 ∫u dV는 정확히 같은 값이다. 평행판에서 직접 확인된다. u = ½εE²에 E = V/d와 부피 Ad를 넣으면 ½ε(V/d)²(Ad) = ½(εA/d)V² = ½CV²다. 같은 에너지를 전하로 세든 장으로 세든 답은 하나다. 에너지가 장에 산다는 이 관점은 전자기파가 빈 공간으로 에너지를 실어 나르는 까닭으로 이어진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첫 화면에서 전기장을 세게 하자 틈을 채운 빛이 가파르게 밝아졌다. 두 배 세게 하면 네 배 밝아졌다. 에너지밀도가 u = ½εE²로 장의 제곱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 빛은 곧 공간에 퍼진 에너지였다. 전하가 아니라 전기장이 에너지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축전기에 모은 ½CV²도, 부피마다의 ½εE²를 다 더한 것과 정확히 같았다.
이로써 정전계 12블록을 마쳤다. 좌표계부터 전기장·가우스 법칙·전위·정전에너지까지, 정지한 전하의 세계다. 이제 움직이는 전하, 곧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으로 넘어간다. 다음 블록의 첫 유닛은 비오-사바르 법칙(EM-13)이다. 에너지가 장에 산다는 관점은 자기에너지(EM-19)와 전자기파의 포인팅 벡터(EM-24)에서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