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칭 전원: 열을 버리지 않고 전압을 바꾼다
변환비를 바꿔 두 방식이 버리는 열을 견준다
두 막대는 같은 입력 전압을 같은 출력 전압으로 바꿀 때 각 방식이 쓰는 전력을 나눠 그린 것이다. 금색은 출력으로 나가는 유효 전력, 붉은색은 열로 버려지는 손실이다. 변환비, 곧 출력 전압을 입력 전압으로 나눈 비를 쓸어 가면 선형 막대는 변환비가 작아질수록 붉은 띠가 늘어나지만, 스위칭 막대는 변환비와 상관없이 금색이 거의 그대로예요. 슬라이더 옆에는 입력 전압이 몇 볼트로 바뀌는지가 나온다.
선형 방식은 차이를 열로 태운다
선형 레귤레이터는 트랜지스터를 가변 저항처럼 써서 남는 전압을 떨어뜨린다. 같은 전류 I가 입력에서 출력으로 흐르므로 트랜지스터에는 입출력 차 (Vin - Vout)가 걸리고, 그만큼의 전력 (Vin - Vout)·I가 고스란히 열이 된다. 출력으로 나가는 유효 전력은 Vout·I이니 효율은 η = Vout / Vin으로, 변환비 그 자체다. 12 V를 5 V로 낮추면 절반 넘게 열로 사라지고, 3.3 V로 낮추면 4분의 3 가까이가 사라진다. 강압이 클수록 소자는 뜨거워지고 낭비도 커져요.
이상적 스위치는 손실이 없다, 토막 내어 평균을 낸다
스위치에는 두 상태뿐이다. 켜지면 양단 전압이 0이라 V·I = 0이고, 꺼지면 전류가 0이라 다시 V·I = 0이다. 어느 쪽이든 이상적인 스위치는 전력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서 가변 저항으로 전압을 떨어뜨리는 대신, 스위치를 빠르게 켰다 껐다 해서 입력을 잘게 토막 낸다. 한 주기 가운데 켜져 있는 시간의 비율을 듀티비라 하면, 토막 난 전압의 평균은 D·Vin이다. 이 토막을 인덕터와 커패시터로 된 LC 필터가 매끄럽게 평균 내면 출력은 Vout = D·Vin이 된다. 스위치가 꺼져 있는 동안에도 인덕터 전류는 다이오드나 두 번째 스위치를 지나 계속 흐르므로, 정류 소자가 여기서도 한몫을 한다. 듀티비만 바꾸면 출력 전압이 정해지고, 그사이 어디에서도 전력을 태우지 않아요.
효율은 변환비를 가리지 않는다
선형 방식의 효율은 변환비 그 자체였다. 그래서 12 V에서 1.2 V를 만들면 효율이 10퍼센트로 주저앉는다. 스위칭은 다르다. 손실은 입출력 차가 아니라 스위치와 인덕터가 이상적이지 않은 데서만 생기므로, 변환비를 크게 잡아도 효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흔히 90퍼센트를 웃돈다. 다만 아주 큰 강압이나 아주 가벼운 부하에서는 켜고 끄는 데 드는 손실의 몫이 커져 효율이 조금 내려간다. 휴대폰 충전기부터 노트북 어댑터, 데이터센터 전원까지 거의 모든 전원이 스위칭 방식인 이유가 여기 있다. 빠르게 켜고 끄는 대가로 스위칭 잡음이 생기고 인덕터와 커패시터가 필요해 회로는 선형보다 복잡하지만, 강압이 클수록 스위칭의 이점은 압도적이에요.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변환비가 작을 때 선형 막대는 붉은 열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변환비를 1에 가깝게 올리자 금색 유효 전력이 막대를 채웠다. 선형 효율이 변환비 그 자체, η = Vout / Vin이었기 때문이다. 스위칭 막대는 내내 금색이 거의 그대로였다. 켜지면 전압이 0, 꺼지면 전류가 0인 이상적인 스위치는 전력을 태우지 않고, 토막 낸 입력을 LC가 평균 내어 Vout = D·Vin을 만들기 때문이다. 한 방향 밸브인 다이오드로 하던 정류에서 한 걸음 나아가, 소자를 켜고 끄기만 해서 전압을 효율 좋게 바꾸는 전력전자의 문턱에 섰어요.
이어지는 흐름
여기서는 스위치를 이상적이라고 보았다. 마지막 유닛에서는 그 스위치의 속을 연다. 전력 MOSFET이 바로 그 스위치인데, 현실의 스위치는 켜져 있을 때 작은 온저항에서, 켜고 끄는 찰나에는 전압과 전류가 겹치는 구간에서 손실을 낸다. 이 도통 손실과 스위칭 손실이 효율의 천장을 정하고, 설계자가 더 빠르고 저항이 더 낮은 소자를 찾는 까닭도 여기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