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저: 회전하는 화살표
직각으로 만난 3과 4는 5가 된다
위 그림에서 길이 3인 하늘색 화살표(A1)는 기준 0도에 고정되어 있고, 그 끝에 길이 4인 초록 화살표(A2)가 위상 φ만큼 돌아간 채 이어진다. 두 정현파를 한 정현파로 합치면 진폭은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잇는 금색 합 화살표의 길이 R이고, 아래 그래프의 굵은 곡선이 그 합 정현파다. φ를 밀어 합 진폭이 정확히 5가 되도록 맞춰요. 그곳이 바로 두 화살표가 직각(90도)으로 만나는 자리다.
정현파 하나가 화살표 하나
정현파 A cos(ωt+φ)는 길이가 A, 출발 각도가 φ인 화살표가 일정한 빠르기로 돌 때 생기는 그림자다. 화살표가 ωt만큼 돌았을 때 가로축에 비친 그림자가 바로 그 시각의 정현파 값이다. 그래서 쉬지 않고 흔들리는 정현파를 흔들림은 잠시 접어 두고 길이와 위상 두 숫자로만 적을 수 있는데, 이것을 페이저 A∠φ라 한다. 같은 주파수라면 모든 화살표가 같은 빠르기로 도니 서로의 상대 각도는 바뀌지 않고 남아요.
같은 주파수는 화살표로 더한다
같은 주파수의 두 정현파를 더하면 결과도 같은 주파수의 정현파이고, 새로 정할 것은 진폭과 위상뿐이다. 그 둘은 두 페이저 화살표를 끝과 끝으로 이은 벡터 합에서 그대로 읽힌다. 합 화살표의 가로 성분은 A1 + A2 cosφ, 세로 성분은 A2 sinφ이고, 합 진폭은 그 빗변 R = √((A1+A2cosφ)² + (A2sinφ)²) = √(A1² + A2² + 2A1A2 cosφ)다. 삼각함수 항등식을 외우지 않아도 그림 한 장으로 덧셈이 끝나요.
직각이면 제곱합의 제곱근
두 화살표가 90도로 만나면 cosφ가 0이 되어 가운데 항이 사라지고 R = √(A1² + A2²)만 남는다. 직각삼각형의 빗변, 곧 3과 4가 5가 되는 그 관계다. 이 직각 덧셈은 교류 곳곳에 숨어 있다. 임피던스에서는 저항 R과 리액턴스 X가 90도로 더해져 |Z| = √(R²+X²)가 되고, 전력에서는 유효전력 P와 무효전력 Q가 90도로 더해져 피상전력 S = √(P²+Q²)가 된다. 모두 같은 화살표 그림 한 장에서 나오는 결과예요.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위상 φ를 밀자 합 화살표의 길이는 7에서 1까지 변했고, 정확히 5가 된 것은 φ = 90도, 두 화살표가 직각으로 만났을 때였다. 길이 3과 4가 직각으로 만나면 빗변이 5이니, 그 친숙한 직각삼각형이 그대로 정현파의 덧셈이었다. 아래 그래프에서도 굵은 합 곡선의 높이가 바로 그 빗변이에요. 흔들리는 정현파를 회전 화살표로 보는 한 번의 시점 전환이 삼각함수와의 씨름을 화살표 잇기로 바꾸고, 임피던스와 전력 삼각형도 결국 이 그림 한 장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