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증폭기와 가상 접지
가상 접지가 이득을 저항비로 만든다
그림에서 + 입력은 접지에 묶여 있고, 입력 Vin은 Rin을 거쳐 − 입력으로 들어간다. 피드백 저항비 Rf/Rin을 바꾸면 출력은 입력의 −(Rf/Rin)배가 되고, 출력 쪽 화살표의 길이가 그 크기를 나타내요. 부호가 뒤집힌 채 크기가 정확히 4배, 곧 이득이 −4가 되어 화살표가 목표 표시에 닿도록 저항비를 맞춘다.
비반전 입력을 접지에 묶는다
비반전 입력 V+를 0V 접지에 바로 연결한다. 음의 피드백이 걸린 이상 op-amp는 두 입력을 같게 맞추므로(가상 단락) 반전 입력 V−도 0V가 돼요. 하지만 V−는 진짜 접지선에 이어진 것이 아니라 op-amp가 출력을 조정해 0V로 붙잡아 둔 것일 뿐이라 가상 접지라 부른다. 전위는 0이지만 실제 접지처럼 전류를 마음대로 삼키지는 못한다.
전류가 갈 곳은 피드백뿐이다
입력 전압 Vin이 입력 저항 Rin을 거쳐 가상 접지로 흐른다. V−가 0V이므로 Rin에 걸리는 전압은 Vin 전부이고, 입력 전류는 Vin/Rin이에요. 이 전류는 op-amp 입력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입력 저항이 무한대) 피드백 저항 Rf로만 흐른다. Rf에도 같은 전류가 흐르고 한쪽 끝이 0V이므로, 출력은 0 − (Vin/Rin)·Rf = −(Rf/Rin)·Vin이 된다.
부호 반전과 가산이 따라온다
이득 −Rf/Rin의 음의 부호는 출력이 입력과 반대 방향으로 흔들린다는 뜻으로, 입력이 올라가면 출력은 내려가요. 가상 접지의 진짜 힘은 입력이 여럿일 때 드러난다. 각 입력을 저마다의 저항을 거쳐 같은 가상 접지 마디에 모으면 전류들이 그 마디에서 더해지고, 출력은 가중합 −(R_f/R_1·V_1 + R_f/R_2·V_2 + …)이 된다. 이것이 아날로그 가산기예요.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피드백비를 바꾸자 출력은 입력의 −(Rf/Rin)배로 커졌고, Rf/Rin = 4에서 정확히 −4가 되었다. 비반전 입력을 접지에 묶은 선택 하나가 반전 입력을 0V 가상 접지로 붙잡아 두었고, 갈 곳 없는 입력 전류가 피드백으로 흐르며 이득을 저항비로 깔끔하게 정했어요. 부호가 뒤집힌 것은 손해가 아니라, 같은 구조가 가산기로 자라는 씨앗이었던 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