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변조하는가
빈 주파수에 내 방송 끼워 넣기
그림은 주파수 축을 따라 그린 스펙트럼이다. 왼쪽 끝의 점선 봉우리가 옮기기 전의 기저대역이고, 회색 봉우리 둘은 이미 자리를 잡은 방송국 A와 B예요. 반송파 주파수를 움직이면 내 신호 봉우리가 그 주파수로 통째로 옮겨 가는데, 이웃과 포개지면 빨강, 가까우면 주황, 깔끔히 떨어지면 금색이 된다.
기저대역 그대로는 왜 곤란한가
안테나가 전파를 잘 내보내려면 길이가 파장의 4분의 1 안팎은 되어야 한다. 사람 목소리는 수 킬로헤르츠라 파장이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니, 그만한 안테나는 세울 수가 없어요. 게다가 모든 방송국이 같은 낮은 대역을 쓰면 수신기에는 여러 목소리가 한데 섞여 들린다. 그림 왼쪽의 점선 봉우리가 바로 이 기저대역 자리다.
곱셈이 스펙트럼을 옮긴다
신호 m(t)에 반송파 cos(2π fc t)를 곱하면 m의 스펙트럼이 모양은 그대로인 채 주파수 축에서 fc만큼 밀려난다. 그림에서 기저대역 봉우리와 내 신호 봉우리를 잇는 금색 점선 화살표가 이 이동을 나타내요. 시간 영역의 곱셈 한 번이 주파수 영역에서는 자리 옮기기가 되는 셈이고, 변조의 핵심은 이 한 줄에 다 들어 있다.
그래서 여러 신호를 나란히 쌓는다
방송국마다 반송파 주파수를 다르게 주면 스펙트럼이 저마다 다른 자리로 올라간다. 이웃한 반송파 사이 간격이 대역폭보다 넓기만 하면 봉우리끼리 포개지지 않아요. 그림에서 두 방송국 사이에 내 신호가 들어갈 틈이 바로 그런 자리다. 이렇게 주파수를 나눠 쓰는 방식을 주파수 분할 다중화라고 한다.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처음에 내 신호는 방송국 A와 포개져 빨갛게 보였다. 반송파 주파수를 올려 두 방송국 사이 빈틈에 놓자 봉우리가 금색으로 바뀌었고, 봉우리 폭은 기저대역 봉우리와 똑같았어요. 반송파를 곱해 스펙트럼을 통째로 빈자리로 옮겼기 때문이다. 변조란 결국 신호를 주파수 축 위의 빈자리에 옮겨 싣는 일이다.
다음 유닛에서
스펙트럼을 옮기는 곱셈은 정리됐다. 다음 유닛 AM에서는 같은 곱셈을 시간 축의 파형으로 본다. 반송파의 진폭에 신호를 실으면 파형 꼭대기를 이은 선, 곧 포락선이 원래 신호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