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은 직접 들어가 볼 수 없지만, 지진파가 깊이에 따라 빨라지고 느려지고 끊기는 자리를 이어 붙이면 층의 경계와 각 층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어요.
바깥부터 지각, 맨틀, 외핵, 내핵이 놓이고, 그 사이의 모호면(약 35 km), 구텐베르크면(약 2891 km), 레만면(약 5150 km)에서 지진파 속도가 갑자기 바뀌어요.
구텐베르크면 아래로 S파가 이어지지 않는 것이 외핵이 액체라는 가장 강한 근거이고, 레만면에서 P파가 다시 빨라지는 것으로 내핵이 고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림에서 깊이를 바꾸면 왼쪽 단면에서는 그 깊이가 어느 층인지, 오른쪽 그래프에서는 그 깊이에서 P파와 S파가 얼마나 빠른지를 함께 읽을 수 있어요.
땅속을 어떻게 들여다볼까
사람이 판 가장 깊은 구멍은 러시아 콜라반도의 시추공으로 깊이가 약 12 km인데, 지구 반지름이 6371 km이니 겉껍질을 0.2%쯤 긁은 셈이다. 대륙 지각만 해도 평균 두께가 35 km 안팎이어서, 시추로는 첫 경계인 모호면에도 닿지 못한다. 그래서 지구 속은 지진파로 읽는다. 지진파는 물질이 단단할수록 빨리 퍼지고, 성질이 다른 물질을 만나면 속도와 방향이 바뀐다. 특히 물질을 옆으로 흔들며 나아가는 S파는 옆으로 미는 힘을 버티지 못하는 액체 속을 지나가지 못하므로, 어느 깊이에서 S파가 끊기는지만 찾아도 그 아래가 액체인지 가릴 수 있다. 층의 이름을 외우기 전에 속도가 바뀌는 깊이부터 살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지진파로 읽는 지구 속
①가장 깊은 시추공도 약 12 km라서 반지름 6371 km인 지구의 겉껍질에 머문다
②지진파는 물질이 단단할수록 빨리 퍼지고, 성질이 다른 층의 경계를 만나면 속도와 방향이 바뀐다
③P파(종파)는 고체와 액체를 모두 지나지만, S파(횡파)는 고체만 지난다
④여러 관측소에 지진파가 도착한 시각을 모으면 깊이마다의 속도를 거꾸로 계산해 층의 경계와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
깊이를 따라 내려가며 속도 읽기
맨틀을 붉게 녹은 마그마의 바다로 떠올리기 쉽지만, 맨틀 속에서도 S파가 끊기지 않고 지나가므로 맨틀은 고체다. 다만 수천만 년에 걸쳐 한 해에 몇 cm씩 아주 천천히 흐르기 때문에 맨틀 대류가 일어나고 그 위의 판이 움직인다. 또 하나 헷갈리기 쉬운 것은 온도인데, 가장 뜨거운 내핵이 오히려 고체인 것은 중심으로 갈수록 압력이 커져 철이 녹는 온도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외핵은 그 압력에서도 녹는점보다 뜨거워 액체로 남는다. 아래 그래프에서 빨간 S파 곡선이 구텐베르크면에서 끊겼다가 내핵에서 다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00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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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단면(왼쪽)과 깊이에 따른 P파 · S파 속도(오른쪽)
왼쪽 원은 지구를 반으로 자른 단면이고, 위쪽 표면에서 아래로 내려온 금색 선의 끝점이 지금 고른 깊이다. 원의 중심이 6371 km이므로 선이 중심에 닿으면 지구 한가운데에 이른 것이다. 오른쪽 그래프는 세로축이 같은 깊이, 가로축이 지진파 속도이며, 파란 선이 P파, 빨간 선이 S파, 금색 가로선이 지금 깊이다. 모호면에서는 두 곡선이 함께 오른쪽으로 껑충 옮겨 가고, 구텐베르크면에서는 P파가 13.7 km/s에서 8.0 km/s로 떨어지는 동시에 S파가 사라진다. 레만면을 지나면 P파가 다시 빨라지고 S파도 약 3.5 km/s로 돌아온다. 맨 위 줄에는 그 깊이의 층 이름과 두 파의 속도가 함께 적히며, 속도 값은 지구 표준 모형(PREM)을 단순하게 다듬은 근삿값이다.
💡 깊이별로 달라지는 것
①0 ~ 약 35 km는 지각으로, P파가 약 6 ~ 7 km/s로 가장 느리다
②모호면부터 2891 km까지는 맨틀로, 고체여서 S파도 지나가고 깊어질수록 두 파가 모두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