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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어떻게 기억할까요?

지금까지 게이트로 계산을 했죠. 그런데 게이트는 입력이 사라지면 출력도 바로 사라져요. 그럼 값은 어떻게 기억할까요? 아주 영리한 한 수가 있어요.

01

손을 떼면 바로 사라져요

게이트엔 한 가지 약점이 있어요.
입력이 들어오는 동안만
출력이 나와요.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지만,
손을 떼는 순간
바로 꺼져버리죠.
직접 눌러보세요.
떼면 어떻게 되는지.

버튼을 누르면 켜지고, 떼면 꺼져요

버튼을 눌렀다 떼보세요.

이러면 계산은 해도
기억은 못 해요.
숫자를 잠깐 만들 순 있지만,
손을 떼는 순간 날아가니까요.
값을 붙잡아둘
다른 방법이 필요해요.

02

자기 출력을 자기가 되먹어요

영리한 한 수는 이거예요.
게이트의 출력을,
다시 자기 입력으로
되돌려 넣는 거예요.
그러면 신기한 일이 벌어져요.
한번 켜지면,
그 켜진 신호가
자기를 계속 켜주죠.
입력이 사라져도
스스로 유지되는 거예요.

게이트
출력이 입력으로 되돌아감
한번 정해진 상태가, 자기 자신을 붙들어서 계속 유지돼요

출력이 입력으로 돌아가요.

이 되먹임 고리가
기억의 핵심이에요.
마치 두 사람이
서로를 받쳐주며 서 있는 것처럼,
회로가 자기 상태를
스스로 떠받치는 거죠.

03

넣어두면, 그대로 있어요

이 되먹임 회로로
값 하나를 기억하는 칸을 만들어요.
'기억해' 버튼을 누르면 1이 되고,
'지워' 버튼을 누르면 0이 돼요.
중요한 건,
버튼에서 손을 떼도
그 값이 그대로 남는다는 거예요.
직접 해보세요.

0지금 기억하는 값
아무 값이나 넣어보세요

넣고, 손을 떼보세요.

손을 떼도 값이 남죠?
이게 바로 기억이에요.
이 작은 칸 하나를
플립플롭이라고 불러요.
톡 누르면 한쪽으로 넘어가
그대로 머문다는 뜻이에요.

04

적어두고, 나중에 꺼내봐요

기억의 쓸모는
시간이 지난 뒤에 드러나요.
지금 값을 적어두고(쓰기),
한참 뒤에 다시 확인하면(읽기),
그대로 남아 있죠.
이 '쓰고 읽기'가
모든 저장의 기본 동작이에요.
재생 버튼을 눌러 따라가 보세요.

1. 쓰기
값을 넣어요
1
2. 시간이 흐름
아무것도 안 해도
1
3. 읽기
그대로 남아 있죠
1

쓰고, 기다리고, 읽기.

쓴 값이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읽혀요.
이 단순한 약속 덕분에,
컴퓨터는 방금 한 계산도,
내가 입력한 글자도,
잠시 붙들어둘 수 있어요.

05

이 칸을 잔뜩 모으면 메모리예요

플립플롭 하나는
1비트, 0이나 1 하나만 기억해요.
그럼 여러 개를 모으면?
여덟 개를 모으면 한 글자(1바이트),
수십억 개를 모으면
사진 한 장, 노래 한 곡이 돼요.
아래 칸들을 켜보세요.

이 작은 칸 수십억 개가, 컴퓨터의 메모리예요

칸 하나가 1비트.

계산하는 회로(가산기)와
기억하는 회로(플립플롭),
이 둘이 컴퓨터의 두 기둥이에요.
다음 시간엔
이렇게 모은 기억에
어떻게 이름표(주소)를 붙여서
원하는 칸을 딱 찾아가는지 볼 거예요.

한 줄 정리출력을 입력으로 되먹이는 한 수로, 전기가 흐르는 회로가 값을 붙잡아두게 됐어요. 이 작은 기억 칸을 잔뜩 모은 것이, 바로 컴퓨터의 메모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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