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왜 0과 1만 쓸까요?
사진도 보고 음악도 듣는데, 정작 컴퓨터가 아는 건 단 두 가지뿐이에요. 그 비밀, 책상 위 스위치 하나에 다 들어 있어요. 하나씩 켜보면서 같이 풀어볼까요?
켜짐, 아니면 꺼짐. 그 사이는 없어요
스위치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켜져 있거나, 꺼져 있거나. 애매하게 반쯤 켜진 상태는 없죠. 컴퓨터 부품도 똑같아요. 전기가 흐르거나, 안 흐르거나. 딱 두 가지예요.
그래서 우리는 켜진 걸 1, 꺼진 걸 0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그게 0과 1의 정체예요. 어려운 암호가 아니라, 그냥 스위치의 두 상태에 붙인 이름이에요. 전등 스위치를 올리면 불이 켜지고 내리면 꺼지는 것처럼, 컴퓨터 안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다만 그 스위치가 눈에 안 보일 만큼 작고, 수억 개가 들어 있을 뿐이죠.
탁, 켜고 꺼보세요.
열 개로 세면 더 좋지 않아요?
우리는 손가락이 열 개라 0부터 9까지 쓰는 게 익숙해요. 그럼 컴퓨터도 열 단계로 세면 안 될까요? 문제는, 전기로 열 단계를 또렷이 구분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아래를 보세요. 위쪽은 밝기를 열 단계로 나눈 등불이에요. 비슷비슷해서 헷갈리죠. 아래쪽은 그냥 켜짐과 꺼짐 두 가지뿐이라, 헷갈릴 일이 없어요. 컴퓨터가 두 개를 고른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확실하니까요.
사람은 9와 8을 한눈에 구별하지만, 기계한테 "9만큼의 전기"와 "8만큼의 전기"는 너무 비슷해서 자주 헷갈려요. 조금만 전압이 흔들려도 9가 8로 잘못 읽히는 거죠. 그런데 켜짐과 꺼짐은 차이가 워낙 커서, 웬만큼 흔들려도 끄떡없어요. 빠르고 정확해야 하는 컴퓨터한테는 이 확실함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열 단계는 애매하고, 두 단계는 한눈에 확실해요.
스위치를 줄지어 놓으면, 숫자가 돼요
스위치 하나는 0 아니면 1, 두 가지밖에 못 나타내요. 그런데 여러 개를 나란히 놓고 자리마다 값을 정해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오른쪽부터 1, 2, 4, 8 이렇게 두 배씩 커지게요.
자리값은 오른쪽부터 두 배씩 커져요.
이제 직접 켜볼 차례예요. 아래 스위치 8개를 눌러보세요. 켜진 스위치의 값을 전부 더한 게, 컴퓨터가 읽는 숫자예요. 13을 한번 만들어 볼까요?
켜진 값을 다 더하면 위 숫자가 바뀌어요. 13 = 8 + 4 + 1.
0부터 차례로, 이렇게 세요
우리가 9 다음에 자리를 올려 10으로 넘어가듯, 컴퓨터도 한 자리가 꽉 차면 윗자리로 넘겨요. 다른 점은 딱 하나, 1 다음에 바로 자리가 넘어간다는 거예요. 재생을 눌러서 비트가 깜빡이며 올라가는 걸 지켜보세요.
맨 오른쪽은 한 칸마다, 옆은 두 칸마다 깜빡여요.
규칙이 눈에 들어오면, 0과 1만으로 세상 모든 수를 셀 수 있다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질 거예요. 사실 우리가 쓰는 십진법도 똑같은 원리예요. 단지 한 자리에 0부터 9까지 열 개를 담느냐, 0과 1 두 개만 담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그럼 글자랑 그림은요?
여기서 한 걸음만 더 가볼게요. 컴퓨터는 숫자만 다루는데, 어떻게 글자도 보여줄까요? 답은 간단해요. 글자마다 번호를 붙여둔 거예요. 약속표를 만들어서 A는 65번, B는 66번, 이렇게요.
아래에서 글자를 골라보세요. 그 글자의 번호가 곧장 0과 1로 바뀌고, 작은 점들이 켜지고 꺼지면서 그 숫자를 나타내요.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점 하나하나의 색을 숫자로 적어두면, 결국 전부 0과 1이 되는 거죠.
우리가 매일 보는 화면이 바로 이렇게 만들어져요. 수많은 점이 저마다 색을 숫자로 갖고 있고, 그 숫자가 다시 0과 1로 적혀 있는 거예요. 글자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똑같은 0과 1의 행렬이에요. 종류가 다른 게 아니라, 같은 재료로 다른 걸 빚어낸 셈이죠.
글자를 고르면, 번호가 0과 1로 바뀌어요.
스위치 하나 늘 때마다, 두 배
마지막으로 가장 신기한 부분이에요. 스위치를 하나 더할 때마다,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두 배로 뛰어요. 1개면 2가지, 2개면 4가지. 별것 아닌 것 같죠? 슬라이더를 끝까지 밀어보세요.
드래그로 돌려볼 수 있어요. 비트를 늘려보세요.
8개밖에 안 되는데 벌써 256가지예요. 16개면 6만 가지가 넘고요. 두 배씩만 늘어도 금세 어마어마해지죠. 이게 바로 컴퓨터가 그 단순한 스위치들로 이렇게 큰 세상을 담아내는 비결이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가, 테라 같은 단위도 결국 이 스위치가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를 세는 말이에요.